블로그 이미지
비건vegan은 지구와 지구 상 모든 존재들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길, 이런 사랑으로 이뤄진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며 만들어가는 데 일상 속에서 또는 특별한 순간에 가치있고 지혜로운 선택을 하기 위해 애쓰는 저의 이야기를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Ming Choi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24)
비건채식 세상 (101)
영어 스터디 (2)
좋은 책 멋진 이야기 (1)
좋은 영화 멋진 이야기 (8)
TV 보다 비건엮기 (11)
Total
Today
Yesterday

호찌민 시 채식식당 부다짜이Buddha Chay


메콩강 투어를 하는 동안에도 이것저것 주전부리를 했건만 아침식사 이후로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했던 탓에 저녁시간이 되니 무척이나 배가 고팠다. 메콩강에 타고왔던 그랩 택시를 그대로 타고 우린 저녁식사를 위해 가려고 했던 호치민 시내에 위치한 러빙헛 비건키친점(Lovinghut Vegan Kitchen)으로 향했다. 그런데 공사중;;; 베트남에 오기 전 SNS에서 한 달 전 쯤 오픈한 걸 확인하고 갔던 터라 좀 당황스러웠다. 우리가 러빙헛 중에서도 비건키친점으로 가려고 했던 건 베트남에서 매우 유명한 가수이며 2014년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에서 '아시안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 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호 꾸인 흐엉(Ho Quynh Huong)님이 오픈한 비건 식당이기 때문이다~ 이 가수를 내가 처음 본 건 2012년 미국 LA 파사데나 공연장의 뮤지컬 '사일러트 티어즈Silent Tears'를 통해서였다. 이 공연은 전세계 16개국의 가수들이 한데 어우러져 '개인과 세상의 평화를 위해서는영적인 깨달음이 필요하다'란 주제로 각 나라의 특색있는 노래를 선보인 자리였다. 그때 노래부르던 호 꾸인 흐엉 가수의 모습을 보고 참 감명받았었는데 마침 호치민에 그녀가 운영하는 식당이 오픈했다 하여 더욱 가보기를 고대했었다. 실망하던 차에 다시 알아보니 그녀가 이미 작년에 '비건 키친'이란 브랜드명으로 오픈한 다른 식당이 있다고 해서 다음날 가보기로 했다. 

호치민 시 비건전문 식당 러빙헛 비건키친점(공사 중)


그리고 향한 곳은 가이드 친구의 오빠가 추천해준 '부다 짜이Buddha Chay'란 곳이었다. 이 곳도 베트남의 한 가수가 오픈한 채식식당이라는데 독실한 불교인으로 이런 채식식당을 열게 되었다고- Vegan식당이 아니고 Vegetarian식당이기 때문에 메뉴를 주문할 때 우유나 꿀, 계란 등의 유무를 별도로 확인해야 했다. 호치민에서 이틀 째 음식을 먹으면서 느낀 점은 대부분의 음식이 단 맛이 난다는 점! 하노이는 담백하고 다채로운 음식맛이 특징이었다면 호치민은 아무래도 베트남 남부로 더 더운 지방이라 그런 것 같다고 가이드 친구가 말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숙소에 가는 길에 걸어가려다 처음으로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탔다. 나까지 포함해서 일행 수가 5명이라 우린 별 걱정없이 타긴했는데 베트남 택시를 타고 돈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조심 또 조심할 일이다.(베트남 택시 관련 정보는 '베트남 비건투어6' 포스팅 참고!) 가는 도중에 호텔 근처에 빙수집이 있다고 해서 잠시 들러 테이크아웃으로 사서 들고와 마셨다. 하노이에서 먹었던 베트남 빙수와 비슷한데 녹두와 코코넛 밀크가 들어간 것도 있고 종류가 몇 가지 있었다. 그 빙수집이 Vegan비건 전문이 아니라서 비건으로 먹을 수 있는 메뉴 또는 성분을 골라 주문해온 것이었다. 아쉽게도 그 가게 이름을 챙기지 못했다;;

녹두 빙수

호찌민 비건 반미


다음 날 아침 우린 전 날 메콩강에 가면서 들렀던 식당에서 미리 주문해둔 비건 반미를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에서 받아 룸에서 편하고 맛나게 먹었다. 콩햄부터 채소로 속을 알차게 채운 이번 비건 반미는 양념이 살짝 달고 강한 편이라서 먹으면서도 커피같은 음료수로 입가심이 필요했다. 평소 먹는 양이 많지 않은 우리가 그동안 너무 먹방으로 달렸더니 먹는 것도 지쳐서 호찌민에 와서는 하루에 두 끼 정도를 먹기로 했다. 중간에 출출하면 간식을 먹어도 되니까~ 그래서 이 날 도 오전 내내 좀 여유를 부리다가 점심 때가 되어서야 숙소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위치했다는 벤탄시장(Chợ Bến Thành)으로 향했다. 숙소 근처에 있는 큰 널찍한 공원을 지나서 다시 큰 도로에 이르렀는데 앞서가던 가이드 친구가 갑자기 부른다. 씨클로를 타자는 것이다! 베트남에 가면 한 번 쯤 타게 된다는 씨클로를 우린 궂이 찾아다니진 않았지만 이렇게 만나니 타보는 경험을 하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베트남의 씨클로는 영어 'cycle'의 베트남식 발음으로 모양은 삼륜 자전거형이다. 아주 오래전 베트남 영화 '씨클로(1995)'를 보고 씨클로에 대한 인상이 남달랐던 나는 사실 씨클로를 그닥 타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걸어가면서 구경하는 걸 더 좋아하기도 해서- 

tvN 짠내투어에 등장했던 하노이 씨클로

프랑스 식민지 시절 호찌민 시에 세워진 노트르담 대성당


벤탄시장 입구


여튼 우리가 타려는 씨클로는 1인용이라 한 명씩 올라앉았다. 씨클로를 타고 호찌민 시의 번화가를 지나 벤탄시장에 이르는데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도중에 베트남에서 얼마전까지만 해도 제일 높다던 비텍스코 빌딩(Bitexco Financial Tower)도 지나갔다.(지금은 '랜드마크 81'이란 더 높은 건물이 들어섰다고) 막상 씨클로를 타고보니 그만한 거리를 걸어서 관광했더라면 조금 힘들었을 거란 생각도 들고 곳곳에 대한 이름을 잘 알지 못했을 뻔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호찌민 시에서 자동차보다 많은 오토바이의 매연이 씨클로를 타니 더 적나라하게 코끝에 와닿아서 숨은 편히 쉬지 못했지만 여튼 타볼만한 일이었다. 또한 벤탄시장이 호찌민에서 가장 핫한 플레이스라고 했던 이유를 씨클로를 타니 더 알 것도 같았다. 이미 시장 주변이 굉장한 번화가로 볼거리가 많았던 것! 호찌민에 가기 전 일행 중 한 친구가 먼저 알려줬던 '카페 아파트(The Cafe Aprtments)'도 씨클로를 타고가면서 발견~ 카페 아파트라고 했지만 카페 말고도 옷가게와 네일 가게 등도 있다고 한다. 

벤탄시장에서 사 마신 사탕수수 주스

벤탄시장에서 사서 마신 베트남 빙수 쩨

벤탄시장 내부


이렇게 씨클로 투어를 마치고 드디어 벤탄시장에 입성! 벤탄시장은 호찌민에 올 때부터 고대하던 곳이었다. 베트남에 와서 신선하고 맛난 열대 과일과 채소가 풍요롭고 물가가 싼 걸 보고 시장가면 살 게 많겠다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베트남스러운 티를 하나 덥썩 구매했다. 그런데 돌아다니다 보니 급 지쳐서 가이드 친구가 아들이 좋아해서 산다는 건망고 가게에 같이 서 있다 내가 베트남 오면 꼭 사고 싶었던 연자육 튀긴 걸 1kg 구매했다. 연자육은 연꽃 씨로 연꽃의 나라 베트남에서는 이렇게 튀겨서 간식처럼 먹기도 하지만 다양한 요리에 활용된다. 베트남에 와서 먹었던 빙수에도 연자육이 꼭 들어가 있는데 빙수에 들어있는 연자육은 식감이 꼭 밤같다. 그러고 나서 벤탄 시장내에 위치한 음료가게에 들러 우리 일행은 베트남 빙수와 망고 주스 등을 사먹었는데 난 드디어 사탕수수 주스를 마셔보았다! 전에 대만에 가서도, 이번에 베트남에 와서도 그간 말로만 들었던 사탕수수 주스를!! 강하지 않고 부드러운 단맛에 상큼함이 더해진 사탕수수 주스는 그야말로 누구나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그 맛이었다~~



 그리고 이번엔 베트남 전통옷인 아오자이를 만들어주는 옷감가게를 찾았다. 일행 중에 베트남 현지에서 아이오자이를 꼭 맞추고 싶어하는 친구가 있어서- 벤탄시장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색감과 패턴 디자인의 옷감을 고르고 치수를 재어 서너 시간 안에 맞춤 아이자이를 만들어주는 가게들이 있다. 그런데 가격은 우리나라 돈으로 4만원 정도면 된다! 그리고 옷감 중에 보면 'made in Korea'가 꽤 있다~ 나도 한 벌 맞추려다가 당장 입을 일도 없고 베트남에 또 올 거니까 라면서 다음으로 미뤘다. 옷까지 맞추고 나서 우린 저녁식사를 위해 드디어 '비건 키친Vegan Kitchen'으로 고고씽~ 친구 둘이 맞춘 아오자이는 내일 아침 우리 숙소로 배달해주기로 했다. 

그런데 말이다! 벤탄 시장 내에서 탐스럽고도 싱싱해보였던 다채로운 과일을 보고도 왜 살 생각을 못했는지... 지금 생각하면 넘나 후회가 된다~~ 그 외에도 쇼핑을 벼뤘던 것에 비해 그 넓은 곳을 다 돌아다니지 못하고 별 득템없이 온 벤탄시장- 어쩜 그래서 다음에 한 번 더 가볼 만한 핑계가 되려나?! 그래, 어차피 호찌민은 꼭 다시 가려고 한 곳이니.


Posted by Ming Choi
, |


어느 계절보다 여름에는 더위 때문에 과일을 많이 찾게 된다! 물론 다른 계절보다 기온이 높고 비가 넉넉히 오니 다양한 과실이 나오는 시기인 터이기도 한데 올해는 어느 해보다 극심했던 폭염과 뜻밖의 가뭄으로 예년보다 농사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과일값이 많이 올라간 바람에 저와 같이 과일과 채소가 거의 주식인 비건 채식인들은 좀 서글프답니다ㅠ.ㅜ 하지만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서 좋은 음식을 먹는 건 아주 중요해요~ 

살구의 효능


어린 시절 조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우리 집에는 넓은 마당이 있어 할아버지께서 직접 심으신 과일 나무들이 몇 그루 있었다. 그 중에 살구나무도 있었는데 당시 과일 가게에서 따로 보지 못했던 살구를 우린 매년 여름에 아주 실컷 맛나게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로 대량으로 길러 판매되는 살구는 그 때 우리집 살구맛을 따라가진 못해 아쉽지만 매년 여름이 되면 꼭 찾아먹게 된다. 

1) 살구에는 비타민A(베타카로틴)가 풍부해 시력을 강하게 만들어 야맹증 예방에 도움
2) 칼륨이 풍부해 노폐물을  배출시킴으로써 혈관 건강에 도움
3)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살구는 특히 몸이 차가운 사람에게 좋다고
4) 살구 씨에는 올레인산, 리놀랜산 등 불포화 지방이 많아 가루를 내어 팩으로 활용하면 피부 건강에도 좋다고


황도복숭아의 효능


복숭아에는 백도와 황도, 천도 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복숭아에는 아스파라긴산이 들어 있어 숙취해소와 니코틴 배출에 탁월하다고 하네요. 복숭아 한 개로 담배 한 개비의 니코틴을 배출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왕이면 금연하는 게 더 좋겠죠?! 또한 구연산과 사과산이 식욕을 살려주고 팩틴이라는 성분이 장을 부드럽게 해주고 식이섬유와 수분이 많아 변비에도 좋다고 합니다. 동의보감에는 '복숭아를 먹으면 안색이 좋아지고 피부가 고와진다'고 나와있는데 비타민C와 비타민E,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하게 들어있어 여름철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피부 손상을 막아주는데도 좋다고 하네요. 특히 황도에는 눈에 좋다는 비타민A가 많이 함유되어 있답니다! 또한 천도복숭아에는 강력한 항산화 능력을 가진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가장 풍부하게 들어 있어 뼈 조직을 파괴하는 파골 세포의 활동을 억제하고 칼슘이 흡수되는 것을 도와서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무화과 효능

고대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가 즐겨 먹었다던 열대 과일 무화과를 내가 처음 먹어본건 중동에서 건과로 들여와 팔 던 것이랍니다. 지금 국내에서 재배해 판매하고 있는 열매보다 작고 마른 껍질 속에 쫄깃쫄깃한 과육이 있던 건데 몇 해전부터는 국내에서도 대량으로 생산해 생과를 판매하지요.

1) 펙틴 등의 수용성 식이섬유 함유량이 사과, 오렌지보다 2배 이상으로 많아 장내 유익균을 활성화시키고 배변활동을 원활케 해 변비를 해소
2) 안토시아닌, 레스베라트롤 등의 폴리페놀은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로 활성산소에 의한 세포 산화를 억제해 피부 노화를 방지하고 피부 재생에도 도움
3) 무화과에 들어있는 보론 성분은 에스트로겐 분비를 촉진하고 호르몬 밸런스를 맞춰 월경전 증후군, 폐경기 증상 완화에 도움
4) 철분 또한 풍부해 철결핍성 빈혈을 예방하고 한방에서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에 속해 냉증으로 인한 질병 개선 효과가 있다고

Posted by Ming Choi
, |


메콩강 투어 중 수로에서 보트타기


쁠래이꾸 마지막 날, 우린 느즈막히 일어나 각자 집안에서 여유를 부리며 다음 여행지로 떠날 준비를 마쳤다. 평소 두 끼를 먹는 난 베트남에 와서는 비건 먹방투어인 만큼 작심하고 세 끼에 간식까지 먹는 일을 비건체험에 대한 충실한 일이라 여겨 최대한 열심히 챙겼다. 그러다 보니 이 날 아침엔 내 위에 한계가 왔는지 친척 분께서 정성스레 차려주신 비건 쌀국수를 거의 반이나 남기고 말았다. 절대 맛이 없어서는 아니었다! 게다가 매번 해주셨던 쌀국수가 모두 다른 맛으로 각각이 특색있게 맛있었다. 


쁠래이꾸 공항에서 저녁 6시 비행기를 타고 40분 남짓 걸려 호찌민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 도착해서 가이드 친구가 스마트폰으로 그랩(Grab) 택시를 알아보던 중인데 공항 직원이 와서 택시를 안내해주어 안심하고 호텔까지 잘 왔다. 


베트남은 하노이에서 느낀 건데 대중교통이 그닥 발달되어 있지 않고 택시 잘못 타면 바가지나 사기를 당할 수도 있다고도 하고 무엇보다 도로사정이 아래 사진과 같다! 정말 제 두 눈으로 똑똑히 봤던 장면들과 흡사하다! 오토바이가 어디서 끼어들지 모르는, 그래서 가이드 친구 말로는 외국인이면 절대 렌트카 빌려서 운전할 생각하면 안된다고, 운전 좀 한다는 사람도 베트남 도로에서는 꼼짝마라고 했다. 그래서 가이드 친구는 진작 그랩(Grab) 택시를 이용했다. 참고로 우버(Uber)는 베트남에서 더이상 운영되지 않는다고-

발췌>>facebook 영상


여기서 잠.깐.만.
그랩Grab 택시 이용 방법
(앱에서 처음부터 기사님의 정보와 요금, 차량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신뢰할 수 있음)

  1. 베트남에 도착하기 전 스마트폰에 'Grab' 앱을 설치해 놓는다
  2. 앱을 켜서 스마트폰 GPS 모듈을 사용해 자신의 위치와 목적지를 검색한 뒤 앱 하단의 'BOOK' 버튼을 누르면 된다. 카카오택시와 매우 비슷-
  3. 사용자가 오토바이, 4인승, 다인승 벤 등등의 이동 수단을 선택할 수 있는데 베트남어와 영어를 못 해도 쉽게 인지 가능
  4. 예약 후 기사님이 내 위치로 와서 나를 태우고 목적지로 데려다주면 약속한 요금(앱에 나온 금액)을 내면 끝.
*그랩 택시에는 기사님에 대한 평점 시스템이 있어 이 평점을 보고 사용자가 예약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기에 대부분의 기사님이 친절하다고 함. 

어떤 베트남 여행가이드 안내를 보니 베트남 택시 회사 중에 비나썬(Vina Sun)과 마이린(Mailinh) 택시만 이용하라는데 현지에서 구분하기 쉽지 않을 수도 있고 하니 그랩 택시를 강추한다! 실제 서비스 체험자로서 만족도가 거의 만점 5에 가깝다고 자신함- 

호치민 공항에서

우리가 호치민에서 내내 묵었던 호텔


베트남이 통일 되기 전까지 사이공으로 불리던 호찌민(Hồ Chí Minh) 시- 호찌민 시는 베트남의 남부에 자리해 북부에 있는 하노이보다 기온이 더 높고 습하다고 했는데 우리가 지내던 동안에는 무슨 일인지 구름이 좀 낀 편으로 하노이보다는 덜 더웠다. 호찌민 일정은 우리가 쁠래이꾸에 있는 동안 대략 정해졌는데 우리끼리 일치를 본 건 너무 빡빡하게 다니지 말자는 거였다. 그래서 호찌민에서의 첫 날은 늦게 도착한 만큼 호텔에서 푹 쉬고 다음 날 천천히 움직여 메콩강만 찍고 채식식당을 가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호텔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조식을 먹기 위해 우린 8시 30분쯤 호텔 식당으로 향했다. 그런데... 역시나 비건으로 먹을 만한 건 과일, 그것도 수박 한 종류와 주스 정도- 너무나 감사하게도 그럴줄 알고 가이드 친구의 호치민에 사시는 또다른 친척 분께서 아침에 출근하시면서 베트남 전통 찰밥을 푸짐하게 사서 챙겨주시고 가셨단다. 아~ 감동감동!! 베트남 사람들이 원래 인정이 넘치는 건지, 친구의 친척 분들이 특히 사랑이 많으신 분들인지 잘 모르겠지만 타지에서 낯선 기분이 들지 않았던 건 내내 이 분들의 마음씀씀이 덕분이었다.


그랩 택시를 불러 타고 메콩강으로 향하기 전 점심으로 먹을 비건 반미를 사기 위해 한 채식 식당을 들렀는데 아직 오픈 전이라해서 가이드 친구가 무슨 누룽지 같은 과자만 사들고 나왔다. 점심은 아침에 다 먹지 못하고 남겨온 찰밥과 바게트 빵이 있어서 오고가는 배 안에서 그걸로 떼우기로 했다. 그런데 친구가 사온 누룽지 과자가 생각보다 맛났다! 후리가케 같은 콩단백이 위에 얹어져 있어 바삭고소하지만 밋밋한 맛의 누릉지에 자꾸만 손이 가는 단짠의 맛을 더했다. 그래서 나중에 한국에 갈 때는 몇 봉지를 더 사갔다눈~




동남 아시아 최대의 강이라는 메콩 강(Mekong R.)은 티베트 고원에서 발원하여 라오스와 타이의 국경을 이루며 베트남 남쪽 해안으로 흐르는 강으로 '동남 아시아의 젖줄'이라고도 불린다고- 우리가 간 메콩 강 투어는 미토(My Tho)지역으로 인터넷으로 검색 후 고른 코스였다. 바로 옆에 벤쩨(Ben Tre)지역의 매콩 델타(삼각주) 투어가 있는데 두 지역은 다른 것 같았다. 호찌민에서 두어 시간 달려 도착해 입장권을 구매하고 크루즈에 오르기 전에 항구 앞에서 과일을 팔길래 구아바를 샀다. 우리가 크루즈에 오르고 잠시 후 베트남 남부의 전통 옷인 아오바바(Ao ba ba)를 입은 여행 가이드가 함께 탔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베트남의 대표적인 전통의상으로 '긴 옷'이란 뜻의 아오자이(Ao dai)보다 짧고 보다 실용적인 옷이다. 영어로 가이드를 하는 여성인데 밝은 미소가 아름다웠다.

뭉개 구름이 하늘을 덮어 햇빛을 가려준 바람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배는 나아갔다. 흙탕물 같은 강물이 메콩강이라니까 괜히 이국적이고 운치 있어 보인다. 첫 번째 당도한 곳은 양봉하는 곳으로 벌꿀음료와 말린 과일 같은 스낵을 주면서 꿀을 판매하는 곳이었다. 비건채식을 하는 우린 설탕물에 절인 것 같은 과일만 먹고 얼른 일어났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혹시 꿀에 절인 건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다음 코스는 코코넛 열매나 나무 또는 잎으로 여러가지 상품을 만들어 파는 곳이었는데 가이드 친구가 베트남인이니 성분에 대해 어느정도 확인 후 코코넛 캬라멜과 코코넛 오일, 비누, 폼 클렌징 등을 구매했다. 그런데 나중에 숙소에 와서 확인해 보니 코코넛 캬라멜 성분 표기에 'milk'라고 적혀있어 실망실망;;; 그 다음 코스는 베트남 전통 노래를 들으며 과일과 차를 즐기는 곳이었는데 가수분들이 너무 아마추어 같아서 즉석에서 뻐얼쭘한 분위기로 있다가 나왔다. 대망의 코스는 메콩강의 작은 줄기인 수로를 따라 간이 보트를 타고 가는 거였는데 아무렇게나 찍어도 인생샷 건질만한 경치로 감탄이 절로 나왔다. 날씨까지 받쳐주니 덥지않고 시원하게 메콩강 특유의 멋진 경관을 즐길 수 있어 더없이 좋았다! 

투어 중에 구매해서 먹어본 용안(베트남어로 nhãn 냔)

마지막으로 무슨 사원에 들른다는 걸 우린 고사하고 그대로 처음 크루즈를 탔던 항구로 돌아와 그대로 다음 저녁식사를 할 곳으로 향했다. 




Posted by Ming Choi
, |

쁠래이꾸에서 이틀 째 되던 날 아침 식사로 비건 퍼보


타지를 여행하면서 한 번씩 드는 생각은 현지인의 집에 방문해 하루 정도 묵으면서 현지 사람들의 생활과 음식을 맛보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내가 여행을 자주 다닌 건 아니지만 10여 년 전에 독일에 유학가 계시던 작은 아버지댁에 머물렀던 것과 6년 전쯤 멕시코 칸쿤에 갔을 때도 현지인 집에 잠시 머물며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긴 하지만 원래 그런 기회를 갖기란 쉽지 않다. 지금은 종영됐지만 올 상반기에 방영됐던 'KBS2 하룻밤만 재워줘'가 현지인의 집에서 머물며 그런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생전 처음 본 커피나무와 열매들


패션후르츠(베트남어로 chanh leo 차잉레오) 과실

패션후르츠 꽃

패션후르츠 농장


이번에 가이드 친구에게 너무 고마웠던 건 바로 덕택에 친척분을 통해 베트남 현지인의 집에 머물며 가정식을, 그것도 비건채식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열대기후라 그런지 집들 대부분이 보통 창이 크고 창문과 현관문은 거의 열려 있다. 방충망없이- 그런데도 벌레나 모기를 거의 보진 못했다. 조그만한 도마뱀도 몇 마리 봤지만- 이곳 쁠래이꾸의 가정집은 음식을 만드는 곳과 음식을 먹는 곳이 분리되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집안에서는 실내화를 신고 다니는 편이다. 그리고 쁠래이꾸가 베트남 동부에서도 고도가 조금은 높은 곳이라 하노이보다는 날씨가 선선한 편이었다. 

관광하러 가기 전 점심을 먹기 위해 들렀던 비건 채식 식당

:반찬이 뷔페식으로 되어 있어 취향대로 골라 우리나라 백반식처럼 먹을 수 있는데 메뉴가 매우 단순해보이지만 매달 불교의 채식하는 날만 되면 줄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분빈다고 한다.

우리가 놀러갔던 파씨 폭포수 유원지


저녁식사를 위해 들렀던 비건채식 식당

:메인 메뉴가 따로 있고 반찬은 뷔페처럼 취향대로 골라 먹을 수 있다.



이곳에서 느낀 거지만 쌀국수는 베트남 가정식에서 밥보다 더 주식에 가깝다. 넓적한 쌀국수는 퍼(phở), 가는 면발의 쌀국수는 분(Bún)이라고 한다. 영어표기로 '퍼'는 Noodle Soup, '분'은 Vermicelli로 표기한다고- 우리가 머무는 집에서는 식사 후 지역에서 생산된 저렴하지만 윤기가 흐르고 풍미가 넘치는 열대 과일들과 커피를 거실에 늘 푸짐하게 내놓으셔서 디저트로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다. 식사 뿐 아니라 디저트까지 정말 배가 터질 것 같은 지경으로 먹고 또 먹었는데 정말이지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었다. 참, 가이드 친구 말로 베트남에 열대과일이 넘쳐난다고 해서 아무데서나 과일을 사먹어서는 안된다고 했었다. 요즘 베트남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약초제나 살충제를 심하게 뿌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산지에서 잘 아시는 현지분들이 마련해주신 과일은 더더욱 안심하고 맛나게 먹을 수 있는 것들이라 참으로 고마운 일이었다.  

쁠래이꾸 현지 바나나(베트남어로 chuối 쭈오이)

쁠래이꾸 현지 람부탄(베트남어로 Chôm chôm 쫌쫌)

쁠래이꾸 현지 리치(베트남어로 vải 베이)

쁠래이꾸 현지 망고(베트남 xoài 쏘아)

 래이꾸 현지 망고(베트남어로 mít 밋)


쁠래이꾸에서 지내는 동안 친척 분의 가이드와 차로 근교 관광지를 몇 군데 다녀오긴 했는데 크게 감탄스런 볼거리가 있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인정이 넘치시는 친척 분들과 지내면서 많은 얘기가 오가지 않았는데도 더운 기온에도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분위기 속에 맑은 공기와 상쾌한 자연을 만끽한 것이 큰 행운이자 행복이었다. 또한 친척 분들이 모두 우리처럼 비건 채식을 하시어 서로 이미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은 부분도 감사할 일이었다. 그래서 이곳을 떠나기 전날 다른 친척분들 댁을 방문해 집구경하고 맛난 음식을 먹었던 일들이 쁠래이꾸에서 우리에게 가장 크게 남은 추억이었다~

현지에 사시는 한 친척댁에서 직접 유기농으로 키우신 용과(베트남어로 Thanh Long 탄롱)와 나무


현지에 사시는 한 친척댁에서 직접 유기농으로 키우신 아보카도(베트남어로 quả bơ 꽈버)와 나무


나중에 떠나고 보니 우리가 3박 4일간 숙소로 묵었던 친척 댁 집에서 찍은 사진이 없었다. 어찌나 편했던지 우리집처럼 여겨져서 아마도 사진을 찍을 생각을 못했던게 아닌가 싶었는데 무지 아쉬웠다. 호치민으로 떠나는 날 그 친척분들과 함께 공항에서 사진을 찍어서 그분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와 한 번씩 그곳에서 지냈던 추억들을 보다 선명하게 떠올리며 그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되새길 수 있는 건 정말 다행이다~ 




Posted by Ming Choi
, |


얼마전 MBC전지적시점에서 영자언니가 
#김치테라피 니 #만두아로마 란 언니만의 먹방 어록을 던지시며
김치만두를 넘나 맛있게 드시는 걸 보고 
저도 김치만두가 급 먹고 싶어졌답니다!

집에 담궈 놓은 비건 김치가 있으니
비건 김치만두를 고이고이 만들레라 하기엔
너무 더운 날씨인지라
채식전문 온라인 쇼핑몰 '채식나라'에서 '우리통밀 김치만두'를 주문했어요-

비건김치만두 속


이열치열 얼큰한 국물도 생각나서 '채식 두개장'도 주문했는데
레토르트 제품으로 냄비에 넣어 바로 끓여먹으면 그만이지요.
게다가 채식만두만 투하해서 먹으면 바로 만두국이 되니
비건김치만두랑도 딱이에요~

우리통밀 만두피에 국내산 배추김치가 듬뿍 들어가고
두부와 당면, 숙주나물, 콩단백 등으로 식감을 더 업시키고
간도 맛깔스럽게 잘 맞춘 비건김치만두_

택배로 도착해 실온에서 살짝 녹아있는 냉동만두를
바로 찜통에 넣어 찜만두로 즐겨보기로 했어요!
마침 집에 만들어놓은 오이냉국까지 있어서
함께 먹으면 왠지 맛있을 거란 기대감이 생겨요-




비건 김치만두와 오이냉국


만두피가 좀 약해서인지 찢어져서 금새 속이 빠져나오고
영자언니가 홀릭되셨다는 그 김치만두만큼
쫀득쫀득 쫄깃쫄깃하다기 보단 그저 부드러운 식감에
속살이 보이지 않는 불투명한 만두피이지만
한 입 배어물면 김치 특유의 아삭아삭 식감과 상큼한 맛에
탱글탱글한 당면과 모든 재료를 어우러지게 만들어주는 두부는
영자언니가 말한 그 김치만두만큼은 되어요~

여기서 잠.깐.만.
오이냉국 레시피

재료
오이1개, 생수 한 컵 반, 국간장1스푼, 매실청1스푼, 죽염 조금,
식초(간을 보면서 개인취향에 맞게 넣기), 고춧가루 조금(선택적)

만들기
1. 오이를 어슷썰기 후 채썰어 둔다.
2. 재료로 준비해둔 생수와 양념 재료들을
취향껏 잘 섞은 다음 오이를 넣어 냉장고에 두면 완성


여기에 오이냉국을 곁들이니
아삭함이 배가 되고 시큼단짠의 맛이 어우러져 어찌나 맛있던지
한 개 두 개 주어먹는데 그릇이 언제 다 비어졌는지도 모르고 먹었네요!

그리고 다음 날엔
남은 김치만두로 대만산 칼국수면을 넣은 
우리 칼국수 요리에 넣어
만두칼국수로 단촐하게 해먹었어요~

비건 김치만두칼국수


아, 육개장의 채식버전인 두개장에도 김치만두를 넣어먹긴 했는데
배고파서 급하게 먹느라 사진찍는 걸 깜박했네요-
밥을 말아 후루룩 먹었는데 
얼큰하고 뒤끝이 깔끔한 두개장은
여름엔 이열치열
겨울엔 속을데워
언제나 먹어도 좋네요~

영자언니가 홀릭한 목동의 '코끼리만두' 가게의 김치만두 재료를 알아보니

계란이 들어간다고 하여... 워낙 그렇게 만들어 인기가 많은 집이라

계란 안 넣고 비건채식으로 만들어달라고 하기엔 어려울 것 같아 포기지만

앞으론 비건채식 김치만두가 더 다양하게 판매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osted by Ming Choi
, |


이번 여행은 베트남의 명소를 관광하기 보다는 정취를 만끽하며 대만만큼이나 채식 식당과 먹거리가 많다고 하여 비건 먹방에 촛점을 맞추고 있어 우리는 점심을 먹고도 딱히 다른 곳을 구경할 생각보다는 저녁식사 전까지 숙소에서 쉬다가 나가기로 했다. 정말이지 이렇게 취향이 서로 맞는 사람들을 만나 함께 여행할 수 있다는 건 행운이자 축복이란 생각이 들었다-ㅎㅎ 

패션후르츠 음료 @우담짜이 in 하노이


베트남에는 기후 특성상 다양한 과일과 채소, 곡물이 넘쳐나고 현지에서 가장 많은 신자를 보유한 종교가 불교인데다 불교에서 파생된 윤리의식과 신념이 널리 퍼져있어 채식 먹거리와 채식 식당들을 어디서든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특히 베트남 불교인들은 보편적으로 매월 음력 1일, 15일 또는 특정일에 채식을 한다고 해서 한 달에 이틀 이상은 채식을 하는 편이라고- 이러한 사실을 최근에 알게된 우린 비건 채식인으로서 베트남을 꼬옥 가보고 싶을 수 밖에 없었다. 

저녁식사하러 가는 길에 친구가 선물하러 들고가는 연꽃다발


여튼 저녁식사를 하기로 한 곳은 가이드 친구가 전에 왔을 때도 가족들과 몇 번 가서 식사를 했다는 불교 분위기 물씬 나는 채식 전문식당 우담짜이(uudamchay)_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고 하여 호안끼엠 호수쪽으로 걸어가다가 목이 말라서 함께 과일과 음료를 함께 파는 가게에 들러 목을 축이고 식당으로 향했다. 입구부터 매장 내부까지 매우 고풍스럽고 멋진 인테리어가 꽤나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테이블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상기시키는 두루마리 종이가 하나씩 배치되어 누구나 읽어보게끔 되어 있다. 나중에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베트남에서 한국인들도 꽤나 찾아왔던 곳이더라- 그런데 이곳은 vegan비건 식당이 아니라 vegetarian채식 식당이기 때문에 주문할 때 비건으로 먹을 수 있는 요리들을 먼저 물어보고 주문해야 했다. 그럼에도 두세 메뉴가 잘못 나왔는데 마침 함께 자리했던 가이드 친구 사촌 언니와 아들이 비건인이 아니라 그 분들이 드실 수 있었다. 

 

베트남 하노이 채식식당 우담짜이 입구

우담짜이의 인상깊었던 디저트 요리

:색색가지 찰밥을 코코넛 소스에 찍어 망고와 함께 먹음


나는 뭔가 얼큰하면서 따끈따끈한 국물이 있는 음식을 시키고 싶어서 'Hotpot'이라는 대만 훠궈와 비슷한 요리를 주문했다. 식사를 같이 하는 사람이 많으니 각자 시킨 음식들을 함께 나눠 먹어볼 수 있어 배로 행복한 비건 저녁식사~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니 바깥이 깜깜해져있다. 내일은 아침부터 비행기를 타고 베트남의 중부 도시 플레이쿠(Pleiku)로 이동해야 해서 사실상 하노이의 마지막 밤이었다. 아쉬운 마음에 호안끼엠 호수로 향했는데 밤바람이 선선하니 식사를 마치고 산책하러 나온 사람들로 붐볐다. 

여기서 잠.깐.만.
베트남 비자 어떻게 해야 하나?
한국과 무비자협정을 맺은 베트남은 15일 이내로는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다. 하지만 베트남 체류기간이 15일 이상이거나 장기 여행을 할 생각이라면 베트남 체류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체류비자는 여권과 여권용 증명사진 2매, 수수료를 지참해 주한베트남대사관을 방문하거나 온라인 사이트(https://bit.ly/2KODlly)를 통해 전자사증(e-visa)으로 발급받을 수 있다. 
전자사증제도는 2017년 1월부터 2019년 1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시행, 온라인에서 전자사증 신청서를 제출하고 USD10~20 정도 되는 수수료를 입금하면 입국허가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항공편으로 베트남에 입국한 후, 입국허가증과 여권용 증명사진 2매를 제출하면 최종 비자를 발급해 주는 전자사증제도는 절차가 훨씬 간소하고 비용도 더 저렴하다. 


다음 날 아침, 하노이의 러쉬아워 시간을 피해 좀 더 이른 아침에 서둘러 하노이 공항 국내선 터미널로 향했다. 가이드 친구의 친척들이 사시는 플레이쿠라는 베트남 중동부 도시에 가기 위해서였다. 플레이쿠는 베트남의 커피 생산지 중 한 곳인데 오래전 친구가 이곳을 방문했을 때 찍었던 사진들을 보고 '천국같았어~'라며 오고싶어하는 친구가 있어 이번 여행에 특별히 들러보기로 했다. 베트남은 내륙에 고속도로나 포장도로가 아직 제대로 나 있는 곳이 드물고 해서 지방과 지방을 오가는데 비행기가 매우 유용하고 국내에 여러 노선이 잘 발달되어 있다. 비행기로는 한 시간이 좀 넘는 거리였는데 원래 이런 짧은 구간에서는 기내식이 안나오기 마련이래서 기대를 안코 있었는데 비건 반미가 나와서 너무나 반가웠는데 맛까지 환상적이라 사진찍을 생각도 못하고 다 먹어버렸다. 먹는 와중에 바게트 빵 속에 고기같은 식감의 식재료가 있는듯하여 뭔지 공금해 봤는데 내가 봐서는 알 수 없어 가이드 친구에게 물었다. 아티초크란다. 생것은 아니고 양념으로 조림한 것이었는데 식감은 살짝 닭고기 비슷하면서 간도 알맞게 잘 조렸다. 

참고이미지:아티초크 생과

참고이미지:요리한 아티초크(반미 안의 아티초크 조림과 비슷)


플레이쿠에 도착한 우린 마중나오신 친척분들의 차를 타고 우리가 묵기로 한 친척분 댁으로 이동했다. 도착하니 거의 점심시간에 가까워 친척분께서 쌀국수와 함께 여러 반찬을 내어 푸짐하게 한 상을 차려주셨다. 이곳에 거주하시는 친구의 친척분들도 모두 비건 채식을 하시는 분들이라 더할나위없이 감사할 따름이었다. 베트남 가정식을, 그것도 비건으로 먹어보다니~ 식사 후에 후식으로 거실에서 지역에서 생산된 여러 열대 과일들과 커피까지 내어주셨는데 지상낙원이 따로 없었다. 

베트남 비건 가정식 #진수성찬

비건 느억맘 쌀국수

생선의 비린내와 맛이 나는 신기한 허브_한 번 맛보고 더는 못 먹음;;

Posted by Ming Choi
, |

하노이에 온지 이틀 째 되는 날, 나만 양해를 구하고 잠을 더 청한 사이에 다른 친구들은 새벽5시에 부지런히 준비해 연꽃호수를 다녀왔다. 난 꽤 거리가 있는 줄 알았는데 7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에 친구들이 내게 전화를 걸어 깨웠다. 곧 호텔에 도착해서 바로 아침식사하러 가니까 준비해서 내려와 있으라고- 주섬주섬 차비를 해 내려가 친구들과 함께 걸어서 멀지않은 비건 반미 집으로 향했다. 반미( bánh mì))란 바게트 빵을 반으로 가른 후 고유의 식재료로 속을 채워 만든 베트남식 샌드위치를 총칭한다. 베트남이 프랑스 식민 시대를 거치면서 프랑스 식문화의 영향을 받아 생겨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일종의 퓨전요리로 보면 된다고. 


비건 반미 가게 앞 전경

비건 반미

하노이 비건 반미집 간판

비건 반미 만드는 중


하노이의 아침은 꽤나 이국적이면서 상쾌했다. 베트남은 열대지방에 속하는 더운 나라라서 우리나라와 달리 아침 7시 출근-오후 5시 퇴근의 패턴을 가지고 있어 우리가 반미 집을 향할 때는 8시를 향해 가는 시간으로 도로에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꽤 분비다가 조금씩 한산해지는 느낌이었다. 기본적으로 아침 식사를 7시 이전에 해야 하는 베트남 사람들은 주로 아침 식사를 밖에서 먹는다고 한다.  아직은 출근 시간인지 거리 가판대에 삼삼오오 모여 아침식사를 하는 젊은 사람들이 여럿 보였다. 우리가 찾아갔던 비건 반미 집은 독특하게도 무슨 대문 같은 것을 열고 들어가 건물 안쪽 1층에 자리했는데 이제야 문을 여는 분위기였다. 그래도 안심한 건 간판에 영어로 'VEGAN STREET FOOD/ VEGAN BANH MI'라고 까지 적혀 있었기 때문- 


아침메뉴로 선택한 반미는 반 개씩만 먹고 다음엔 길러리 음식으로 판매하는 순두부 팥빙수 같은 걸 사먹었는데 계피 달인 맛까지 더해져 그 맛이 순두부 요리에 대한 나의 고정관념을 깨기에는 역부족이라 조금 먹다가 남길 수 밖에 없었다;; 여튼 점심은 뷔페, 저녁은 고급 채식 전문점에서 엄청나게 먹을 예정이라 아침은 간단하게 먹고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 부근에 있는 큰 호수로 향했다. 


한적한 분위기의 호수 공원을 좀 거닐다가 실외 카페에 앉았다. 가이드 친구 아들이 예전에 여기 왔었는데 여기에 100살 가까이 된 거북이가 산다고- 알아보니 하노이에서 둘러봐야 할 명소 중 한 곳인 '호안끼엠 호수Hồ Hoàn Kiếm'란 곳이었다. 실제로는 142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거북이가 어떤 농부에게 검을 빌려주어 그 농부가 결국 당시 베트남을 지배하던 중국 명나라를 몰아내고 레왕조를 세웠다는 전설이 있는 호수였다. 호수 중앙에 보이는 거북이탑Tháp Rùa은 하노이의 상징이기도 하다고. 호안끼엠 호수 공원의 카페에서는 깜박하고 아메리카노를 시켜 마시긴 했는데 나중에 다시금 상기하게된 것이 베트남이 커피생산국으로 매우 규모가 커서 세계적인 명성이 있긴 하지만 루왁커피 외에도 가공과정에서 젓갈이나 동물성분이 들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하여 우리 일행은 이후로 비건 전문 카페에 가기 전까지는 먹지 않았다. 

비건 채식 주문식 뷔페 낫탐 건물이 있는 골목



식당 들어가는 길

식당 내부(2층)


점심시간이 되어 우린 가이드 친구가 알아둔 베트남 전통식을 먹을 수 있는 비건 뷔페식당으로 향했다. 차를 타고 도착해보니 번화가에 있다기 보다는 구시가지에서도 꽤 들어간 곳에 위치한 '꼼 짜이 낫 탐Cơm chay Nhất Tâm'이란 이름의 식당이다. 정말 특이한 점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뷔페처럼 음식이 이미 차려져 있는 것이 아니라 손님 수만큼 음식 양을 조절해 정해진 메뉴들이 나온다는 것이다. 뷔페라기 보단 코스요리에 가까운- 사알짝 촌스런 분위기의 매장과 가정식 같은 플레이팅이었지만 맛은 정말 기똥찼다! 이렇게 음식을 먹을수록 드는 생각은 베트남은 엄청난 축복을 받은 나라라는 점~ 일단 거의 사시사철 쨍쨍한 햇빛과 열대 기후에서 잘 자라나는 농작물 덕에 다채로운 채소와 곡물, 과일이 풍성한데 생 것 그대로 먹어도 맛있고 어떻게 요리해도 맛있으며 싱싱한 식재료로 건강해지는 느낌이 바로 든다는 점! 베트남에 와서 세 번째 식사이지만 벌써 한국음식 없이도 여기서 계속 살아갈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파인애플 튀김

쌀국수와 국물 세트

모닝글로리 볶음

베트남식 잡채

베트남산 작두콩 볶음

베트남 호박국

베트남 짜조1 

베트남 짜조2

비건 밀햄과 채소들


Posted by Ming Choi
, |


이날 일행 수가 5명에 다들 배가 고파서 거의 10가지 메뉴를 시켰던 것 같다. 그덕에 난 혼자나 둘이서 왔으면 먹어보지 못했을, 다채로운 베트남의 비건 채식 요리를 제대로 먹을 수 있어 참 기뻤다! 게다가 민짜이MinhChay 비건식당의 요리는 속도도 엄청 빨라 거의 모든 메뉴가 한꺼번에 들이닥치듯이 나왔다. 이곳의 대략 음식 가격은 스프링롤이 99,000동, 비건 핫도그 소시지 피자가 159,000동인데 우리나라 돈으로 각각 4,800원, 7,700원인 셈이다. 우리가 주문해 먹은 메뉴는 단 하나도 실패하지 않았다. 절대 단순히 배가 고파서 시장기에 그저 맛있었다는 얘기가 아니었다. 이모작을 할 정도로 워낙 농사가 잘 되는 축복받은 기후와 지형의 베트남 현지에서 얻는 질 좋고 신선한 농작물의 덕도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지만 다음에 이 식당 때문에라도 하노이에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분명히 맛있고 특색있었기 때문이다.  


*베트남 돈은 워낙 단위가 커서 한화로 환산할 때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데 가이드 친구가 알려준 꿀팁에 의하면 베트남 돈에서 '0'을 하나 빼고 2로 나누면 대략 맞는 환산이 나온다고-

착한 가격에 건강하고 맛난 저녁식사를 배불리 먹어 한참 기분이 좋았는데 가이드를 맡은 친구가 하노이에 거주하시는 사촌언니가 적극 추천한 베트남 전통 빙수집에 가자고 했다. 걸어서 멀지 않은 거리라고 해서 가는 사이에 소화도 되겠지 하면서 기꺼이 따라나섰는데 한참을 걸어도 나타나지 않았다. 게다가 우리가 잠시 잊고 있었던 하노이의 후덥지근한 더위와 우리가 지나가는 시장통의 열기가 더해져 얼굴은 달아오르고 계속해서 땀을 닦아내야 했다. 그렇게 걸은지 거의 40분 만인가 되어서야 문제의(?) 빙수집을 발견- '째 본 무어Chè 4 Mùa'라는 빙수 전문점인데 길가로 나있는 매장에서 토핑을 골라 주문하고 안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있으면 직원이 가져다 주는 식이었다. 우린 가이드 친구가 알아서 해주는 데로 삶은 녹두를 베이스로 기본으로 들어가는 토핑을 넣은 걸 마셨는데 아~ 정말 꿀맛있었다! 토핑 중에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식감의 재료들이 좀 있어서 그건 끝까지 다 먹지 못했지만 마치 밤맛이 나는 연자육도 들어 있어 신기했다. 앞으로는 팥빙수보다 녹두빙수를 더 애정하게 될 것 같은 예감! 

저녁식사 후 빙수 먹으러 가는 길에서



녹두빙수를 다 먹고 나니 시간이 현지 시간으로 저녁 7시가(한국보다 2시간 느림) 다되어 간다. 호텔까지 걸어가려니 좀 고되어 택시를 탔는데 생각보다 근방이다. 8시쯤 가이드 친구의 사촌언니네에 놀러가기로 해서 얼른 샤워를 마치고 다같이 택시를 타고 나섰다. 친구 사촌언니네 동네는 하노이 신시가지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분당 신도시 같은 느낌- 목적지에 다다라 택시에서 내리는데 바로 앞에 보이는 건물에 'Soya Garden'이란 매장이 보인다. 왠지 두유 전문점 같은데 비건으로 마실 것이 있을 것 같아 일단 들어가 보기로 한다. 우리를 본 베트남인 종업원이 한국어로 '주문하시겠어요?!'라고 묻는다. 깜짝 놀랐다. 알고보니 이 동네에 한국인들이 많이 살기에 메뉴판에 영어와 한국어가 같이 표기되어 있다. 우리가 있는 동안에도 적지 않은 한국인 손님들이 계속 들락날락했다. 그런데 자세한 성분문의를 하려니 결국 베트남어가 필요해서 가이드 친구가 물어보았다. 다행히 거의 모든 음료에 순수한 두유가 들어가고 우유는 없어서 우리가 마실 수 있다고- 너무나 반가워하며 음료를 네다섯 가지 주문했다. 모두 퍼r펙트하게 속을 산뜻하게 채워주는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이 두유 카페는 정말이지 한국에다 그대로 옮겨놓고 싶을 정도로 넘나 맘에 들었다. 

Soya Garden 매장

연꽃씨와 드래곤프루트 스무디 @소야 가든

장미와 수박 스무디 @소야 가든


집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실 사촌언니께도 음료를 대접해리고 싶어 내려오시라고 했는데 끝내 드시지는 않았다. 음료를 다 마시고 사촌언니를 따라 집으로 향하는데 바로 두유 가게 매장 건물 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빈홈 가드니아Vinhomes Gardenia라는 이름의 주상복합 스타일의 아파트인 더운 나라라 그런지 단지 안에 공용 수영장도 널찍하게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 사업차 오는 한국인과 그 가족이 많이 살고 있다는데 그래서인지 한국어간판도 간간히 보인다. 사촌언니 집 안은 우리나라 아파트와 비슷한 형태였는데 다만 집 입구에 조상을 모시는 제단이 있어 보통 그곳에 음식이나 꽃을 바친다고 했다. 

사촌 언니 분이 손수 깎아주신 베트남 그린망고


총9박10일 일정으로 베트남 비건투어를 왔는데 그 중 하노이는 2박3일 일정이라 다음 날 일정이 나름 빡빡했다. 우선 아침 5시에 연꽃 구경을 가기로 했는데 나는 체력상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어 결국 친구들이 찍어다 준 사진으로 대신했지만 그래도 행복~~^^


Posted by Ming Choi
, |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