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청춘보다 중화요리 먹고싶어짐
TV 보다 비건엮기 / 2018. 4. 19. 20:49
엄마가 봄에 나는 부추는 대문 밖을 넘을 새가 없을 정도로 맛있는 거라며 오이와 함께 김치를 담궈주셨다. 그러고보니 보통 배추김치나 오이소박이를 만들 때 부추가 양념장으로 들어가긴 하는데도 고것들을 먹을 땐 오히려 내 입맛에 성가시다 싶었다. 그런데 이번엔 부추가 메인 재료로 오이와 동등한 양으로 들어가 있는데 정말 맛있는 거다. 알아보니 부추가 가장 맛있을 때가 4,5월 딱 두 달이란다. 그런데 이 시기엔 부추 말고도 제철 산나물과 채소가 수두룩하고 부추는 마트에서 사시사철 만날 수 있으니 부추에도 제철이 있어 그 시기에 먹는 것이 훨씬 맛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나와 내 동생들이 어린 시절부터 엄마가 해주시던 요리도 아니었는데 분명히 TV에서 보시고 만들어주신 것일 게다.
<SBS 불타는 청춘 화면 캡처>
표고버섯도 생표고이든 건표고이든 마트에서 언제든 원할 때 사들고 들어올 수 있는 터라 표고버섯에 제철이 있는 줄 모랐는데 원래 표고버섯의 제철은 날이 따뜻하고 습기가 적당한 봄부터 가을까지이며, 그중에서도 봄에 가장 좋은 표고가 나온다고 한다. 생표고버섯은 4월부터 6월 정도까지 물량도 가장 풍부하고 가격도 저렴할 뿐 아니라, 품질도 좋다고하니 표고버섯의 계절은 확실히 봄이라 할 만하다. 이 표고는 식감이 고기와 비슷해 고기 대신 국에 넣어 멋거나 표고탕수 등을 해먹는다.
<인사동 오세계향의 만두탕수와 짬뽕>
내가 알기론, 서울에서 다채로운 비건 채식 메뉴를 정식으로 두고 영업하는 중식집은 두 곳이 있다. 여의도역 5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만나는 여의도종합상가건물 5층에 위치한 ‘신동양반점’과 2호선 합정역에서 걸어서 10분 내 거리에 있는 ‘웨이바오’이다. 앞에서 언급한 표고버섯으로 만든 비건 채식 깐풍과 탕수 요리를 두 곳에서 모두 만날 수 있다. 비건 채식 코스요리가 있어 몇 년 전 엄마의 환갑을 축하해드리기 위한 가족, 친척들과의 식사자리를 신동양반점에서 가진 적이 있다. 나 말고는 내 동생들도 그렇고 채식주의를 고수하시는 분들은 아니라서 이렇게 채식으로 코스요리를 처음 드셨는데 생각보다 요리가 다양하고 맛있다며 좋아하셨다. 그리고 웨이바오는 가지요리가 특색있다. 그리고 인사동 비건 채식 전문식당인 ‘오세계향’에서는 살짝 퓨전에 가까운 짜장과 짬뽕, 탕수 세 가지의 중식요리를 맛볼 수 있다. 특히 비건 짬뽕은 오세계향의 시그니처 메뉴로 진한 국물맛에 푸욱 빠진 채식인들이 헤어나오지 못한다. 느타리버섯과 콩햄 튀김 들어간 매실탕수와 만두탕수도 많은 채식인들이 애정하는 메뉴_ 인천 차이나타운의 중화요리점 태화원에서도 다양한 비건 채식 요리를 맛볼 수 있는데 생활권이 in 서울인 나는 정말 딱 한 번 가 본 적이 있다. 신동양반점만큼 채식메뉴를 제공한지 아주 오래된 곳으로 채식하는 사람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다.
<합정동 중화요리점 웨이바오 채식메뉴판>
<인천 태화원 짬뽕과 짜장>
참, 중국음식점에서 가장 많이 쓰는 식재료 중 하나인 양파도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가 가장 맛있는 봄철 채소라고 한다. 물론 감자와 마찬가지로 비교적 저장성이 좋아 사시사철 시장에 넘쳐나는 작물 중 하나가 양파라서 나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모르는 사실이다. 밭에서 갓 뽑아 올려 겉껍질이 주황빛으로 마르기 이전의 하얗고 물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싱싱한 양파가 바로 제철에 만나는 양파란다. 이것을 사다가 썰어서, 그냥 쌈장에 찍어 먹어도 전혀 맵지 않고 씹을 때마다 아작한 단물까지 솟아난다고 하니 햇양파는 채를 썰거나 동글하게 썰어 샐러드나 샌드위치에 넣으면 아주 맛있겠다.
애호박도 봄부터 제철을 맞으니 지금 된장찌개나 칼국수 등에 넣어먹으면 제격이겠다. 아, 그럴 게 아니라 재래시장에서 이 봄에 나온 애호박이랑 햇양파, 생표고버섯을 사다가 집에서 송송송 썰어 비건 짜장라면에 넣고, 또한 생표고버섯은 따로 다진마늘이랑 깐풍소스를 입혀 볶으면 영양뿜뿜 맛포텐 터지는 중화요리를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거기에 엄마가 해주신 부추오이김치랑 돌나물에 초고추장과 곁들여 먹으면 상큼상큼 봄기운 가득한 한 상이 되겠네~ 상상만 해도 군침이 돈다!
이렇게 다채로운 봄철 식재료들로 불청 멤버님들이 제철음식을 만들어 시청자들에게 선사했더라면 더욱 신선하고 흥미로웠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는 걘적 소견일 뿐이고 여튼 다음 주 그분들의 고군분투 요리활약이 어떨지 궁금하다.
'TV 보다 비건엮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효리네 민박2 봄영업 이틀 째 (0) | 2018.05.01 |
---|---|
효리네 민박보다 야식에 물들듯! (0) | 2018.04.25 |
오지의 마법사 _핫초코가 필요해! (0) | 2018.04.23 |
나혼자 산다 _비건 야식 (0) | 2018.04.22 |
나혼자산다 LA편 _숙소와 비건스테이크 (0) | 2018.04.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