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비건투어5_중부도시 쁠래이꾸(Pleiku)에서 베트남 가정식을 비건으로 만끽
비건채식 세상/여행 / 2018. 8. 20. 20:35
쁠래이꾸에서 이틀 째 되던 날 아침 식사로 비건 퍼보
타지를 여행하면서 한 번씩 드는 생각은 현지인의 집에 방문해 하루 정도 묵으면서 현지 사람들의 생활과 음식을 맛보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내가 여행을 자주 다닌 건 아니지만 10여 년 전에 독일에 유학가 계시던 작은 아버지댁에 머물렀던 것과 6년 전쯤 멕시코 칸쿤에 갔을 때도 현지인 집에 잠시 머물며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긴 하지만 원래 그런 기회를 갖기란 쉽지 않다. 지금은 종영됐지만 올 상반기에 방영됐던 'KBS2 하룻밤만 재워줘'가 현지인의 집에서 머물며 그런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생전 처음 본 커피나무와 열매들
패션후르츠(베트남어로 chanh leo 차잉레오) 과실
패션후르츠 꽃
패션후르츠 농장
이번에 가이드 친구에게 너무 고마웠던 건 바로 덕택에 친척분을 통해 베트남 현지인의 집에 머물며 가정식을, 그것도 비건채식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열대기후라 그런지 집들 대부분이 보통 창이 크고 창문과 현관문은 거의 열려 있다. 방충망없이- 그런데도 벌레나 모기를 거의 보진 못했다. 조그만한 도마뱀도 몇 마리 봤지만- 이곳 쁠래이꾸의 가정집은 음식을 만드는 곳과 음식을 먹는 곳이 분리되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집안에서는 실내화를 신고 다니는 편이다. 그리고 쁠래이꾸가 베트남 동부에서도 고도가 조금은 높은 곳이라 하노이보다는 날씨가 선선한 편이었다.
관광하러 가기 전 점심을 먹기 위해 들렀던 비건 채식 식당
:반찬이 뷔페식으로 되어 있어 취향대로 골라 우리나라 백반식처럼 먹을 수 있는데 메뉴가 매우 단순해보이지만 매달 불교의 채식하는 날만 되면 줄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분빈다고 한다.
우리가 놀러갔던 파씨 폭포수 유원지
저녁식사를 위해 들렀던 비건채식 식당
:메인 메뉴가 따로 있고 반찬은 뷔페처럼 취향대로 골라 먹을 수 있다.
이곳에서 느낀 거지만 쌀국수는 베트남 가정식에서 밥보다 더 주식에 가깝다. 넓적한 쌀국수는 퍼(phở), 가는 면발의 쌀국수는 분(Bún)이라고 한다. 영어표기로 '퍼'는 Noodle Soup, '분'은 Vermicelli로 표기한다고- 우리가 머무는 집에서는 식사 후 지역에서 생산된 저렴하지만 윤기가 흐르고 풍미가 넘치는 열대 과일들과 커피를 거실에 늘 푸짐하게 내놓으셔서 디저트로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다. 식사 뿐 아니라 디저트까지 정말 배가 터질 것 같은 지경으로 먹고 또 먹었는데 정말이지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었다. 참, 가이드 친구 말로 베트남에 열대과일이 넘쳐난다고 해서 아무데서나 과일을 사먹어서는 안된다고 했었다. 요즘 베트남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약초제나 살충제를 심하게 뿌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산지에서 잘 아시는 현지분들이 마련해주신 과일은 더더욱 안심하고 맛나게 먹을 수 있는 것들이라 참으로 고마운 일이었다.
쁠래이꾸 현지 바나나(베트남어로 chuối 쭈오이)
쁠래이꾸 현지 람부탄(베트남어로 Chôm chôm 쫌쫌)
쁠래이꾸 현지 리치(베트남어로 vải 베이)
쁠래이꾸 현지 망고(베트남어로 xoài 쏘아이)
쁠래이꾸 현지 망고(베트남어로 mít 밋)
쁠래이꾸에서 지내는 동안 친척 분의 가이드와 차로 근교 관광지를 몇 군데 다녀오긴 했는데 크게 감탄스런 볼거리가 있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인정이 넘치시는 친척 분들과 지내면서 많은 얘기가 오가지 않았는데도 더운 기온에도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분위기 속에 맑은 공기와 상쾌한 자연을 만끽한 것이 큰 행운이자 행복이었다. 또한 친척 분들이 모두 우리처럼 비건 채식을 하시어 서로 이미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은 부분도 감사할 일이었다. 그래서 이곳을 떠나기 전날 다른 친척분들 댁을 방문해 집구경하고 맛난 음식을 먹었던 일들이 쁠래이꾸에서 우리에게 가장 크게 남은 추억이었다~
현지에 사시는 한 친척댁에서 직접 유기농으로 키우신 용과(베트남어로 Thanh Long 탄롱)와 나무
현지에 사시는 한 친척댁에서 직접 유기농으로 키우신 아보카도(베트남어로 quả bơ 꽈버)와 나무
나중에 떠나고 보니 우리가 3박 4일간 숙소로 묵었던 친척 댁 집에서 찍은 사진이 없었다. 어찌나 편했던지 우리집처럼 여겨져서 아마도 사진을 찍을 생각을 못했던게 아닌가 싶었는데 무지 아쉬웠다. 호치민으로 떠나는 날 그 친척분들과 함께 공항에서 사진을 찍어서 그분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와 한 번씩 그곳에서 지냈던 추억들을 보다 선명하게 떠올리며 그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되새길 수 있는 건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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