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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vegan은 지구와 지구 상 모든 존재들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길, 이런 사랑으로 이뤄진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며 만들어가는 데 일상 속에서 또는 특별한 순간에 가치있고 지혜로운 선택을 하기 위해 애쓰는 저의 이야기를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Ming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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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차 안에서 보이는 한라산 in 서귀포

아, 제주에서 온전히 혼자 즐기는 여행 2탄- 제주 부모님집에서 서귀포 목적지까지 버스를 타고 가려면 넉넉히 2시간은 잡아야 해서 일찌감치 일어나 서두르는데 아방께서 마침 운동가신다고 하야 제주시 버스터미널까지 아방 차로 이동하기로 했어요. 제주는 자동차로 드라이브를 하면 속속들이 볼 수 있는 숨은 보석같은 곳들이 많긴 하지만 버스로 이동하면서 느긋하게 차창밖으로 보이는 자연스런 풍경들을 즐기는 것도 참 좋거든요~ 

(실은, 운전 면허가 없네요;;)

전 날 한살림 노형점에서 사왔던 #비건맛동산, #도깨비방망이과자 진짜 꿀맛!

 

토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제주시 버스터미널은 한산했어요. 보통 제주는 자동차로 이동하시는 분들이 더 많으니까요- 그 덕에 버스 안에서 자리도 넉넉하게 잡고 여유롭게 서귀포로 이동하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다채로운 초록의 향연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아요. 계속 내륙쪽 길로만 달려서 서귀포 남원읍환승역에 도착할 때까지 버스에서는 바다를 보지 못한 건 좀 아쉬웠지만 제주 버스를 타면 제공되는 무료 와이파이 덕에 분위기 있는 노래와 음악을 마음껏 스트리밍하는 호사를 누리며 준비했던 간식도 먹고 가는 동안 하나도 지루하지 안았어요!  

제주 러빙헛 가는 길 그리고 당도

드디어 목적지 버스역에 도착해 구글지도 앱을 활용해 제주스러운 길을 걷다 큰 도로를 만나 따라가다보니 러빙헛 제주 서귀포점에 당도했어요. 전에 사진으로만 봤을 때 누가 그런 것도 아닌데 혼자 생각에 바닷가 앞인 것처럼 느껴져서 당연히 바다가 보일 때까지 한참을 가야하는 줄 알았는데 도로 옆에 떡하니 자리하고 있네요- 사진으로만 보던 것을 눈 앞에서 실제로 보게되는 건 언제나 설레는 일인데 러빙헛의 쥔장 분도 오랜만에 뵈니 반가움이 두 배가 되었어요. 

 

우리가 밥먹는 동안 친구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복종이

아담한 건물 안에서 아늑하고 깔끔한 인테리어를 여기저기 눈으로 훑으며 쥔장 분과 이런저런 수다를 떨고 있는데 약속했던 친구가 왔어요~ 고대했던 만큼 다 먹어봐야지했던 각오로 메뉴판에서 먼저 러빙헛 서귀포점에서 아니면 못 먹을 것 같은 메뉴로 '한라산 고사리 뚝배기'와 '채식 물회' 두 가지를 주문하고 친구에게 "뭐 먹을래?"했더니 우선 두 가지 먹고 나중에 봐서 더 시키자고 하네요- 그래도 성이 안차 만두 튀김을 시켰어요!

한라산 고사리 뚝배기
채식 물회
비건 만두 튀김

 짜잔~ 소담스러운 비줠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수저를 대고 한 입 두 입 먹는데 그야말로 제주의 맛이로구나 싶었어요- 한라산 고사리 뚝배기는 살짝 짭쪼롬한데 안에 들어간 여러 나물들이 입에서 한데 어우려져 부드럽게 녹는 듯 씹히는데 밥이랑 먹으니 그야말로 밥도둑, 그리고 채식 물회에도 신선한 채소들이 한 가득 들어가 채소들 고유의 향과 맛, 아삭아삭한 식감이 쫀득하면서 살짝 회같은 식감의 밀고기랑 매콤달콤한 양념국물에 잘 조화된 맛이라 채식 물회 한 사발과 한 뚝배기를 비우고 나니 배가 너무 불러서 만두 튀김은 겨우겨우 먹게 되었던 기억이 나네요;; 채식 물회에 들어간 매콤하면서 톡 쏘는 맛의 '제피'는 쥔장 분이 밭에서 직접 따와 넣으셨는데 원래 물회에 들어가는 식재료라고 해요

제주 사는 친구와 이렇게 점심 한 끼를 거~하게 먹고 서귀포 이마트 옆에 있는 스타벅스에 들러 친구네 집으로 향했어요- 친구는 작년 초에 결혼해서 신혼집을 마련했는데 미안하게도 이제야 가보게 되었어요. 친구네 반려견 복종이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제주 친구네 집 도착, 이 집도 한 구경거리인게 부부가 워낙 인형을 좋아해서 인형방이 따로 있을 정도예요;; 카카오 캐릭터 마니아인만큼 집안을 아예 대놓고 카카오 캐릭터들로 장식 도배!! 

친구가 손수 요리해 준 #비건오뎅탕

일부러 나를 위해 비건 밀고기와 쌈밥, 비건 오뎅국으로 저녁 한 상을 차려준 친구네 부부, 정말 잘 먹었고 감사했어요~~ 

 

Posted by Ming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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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리아 힐에 다녀온 날, 점심을 거하게 먹은 가족 일행은 산책을 하고 싶다며 펜션으로 가는 길에 있는 애월 해변로 중 하나인 곽지 과물 해변 산책로에 들렀어요. 과물이란 감수 즉 달콤한 물 이란 뜻인데, 제주에는 바닷가 근처에 용천수가 나오는 곳이 몇 군데 있고 그 용천수가 맛이 달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부른 것 같다고 해요- 그러고 보니 작년 여름, 한참 더울 때 제주로 가족 일행과 피신 와서 곽지 해수욕장에 갔던 기억이 나네요! 바로 근처였죠.

곽지과물해변은 올레길 16코스 일부라 이렇듯 표식이 있었어요
전에는 보이지 않던 제주기념품점들이 두 곳이나 보였어요

다음 날 서울에서 함께왔던 가족 일행이 모두 서울로 돌아가고 이틀 더 있기로 한 저 혼자 홀가분히 남게 되었어요. 아, 계획 없이 내려왔다던 제 말을 수정해야겠네요- 사실, 서울에서부터 이번에 제주 가면 꼬옥 가겠다고 벼루던 곳이 딱 두 곳 있었는데 바로 제주 901과 제주 러빙헛이었거든요;;

 

제주901 위치를 보니 공항에서 멀지 않길래 가족 일행을 공항에 데려다주시는 아방 차에 같이 올라 배웅도 하고 그 김에 제주901에 편하게 당도했어요~ 아방은 볼 일이 있으셔서 제주에서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온 거죠! 차에서 내려 제일 먼저 눈 앞에 들어온 카페901 안내 표지판을 찍고 건물 쪽으로 걸어오면서 또 찰칵! 마침 요가 수업 중이더군요-

건너편에 제주도립미술관이 있다고 지도에서 봤는데 제주 901 주변으로 보이는 건 건물 몇 채 외엔 차가 드문드문 다니는 도로만 있고 푸른 향연을 이룬 밭과 들, 나무들이 더 많아서 조용한 풍광이었어요- 일단, 건물 가까이 가서 카페 입구를 찾는데 요 녀석이 눈에 띄네요. 너무 더웠는지 찬 바닥에 누워 꼬리만 살살 흔들던 커다란 하얀 개, 넘 구여웠어요~~

 

카페에 들어서기 전, 건물 주변을 먼저 둘러봐도 되건만 노트북까지 짊어지고 온 무거운 짐도 풀고 이곳의 시그니처 중 하나인 클렌즈 주스가 너무 마시고 싶어서 먼저 2층에 위치한 카페에 들어갔어요- 이국적이면서 세련된 인테리어가 한눈에 들어왔는데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제가 첫 손님이었어요. 카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운영을 해요.

먼저 901 착즙주스로 당근 100%를 시키고 나중에 주문할 점심을 위해 메뉴판을 보던 중, 인스타그램에서 봤던 파스타가 보이지 않아 문의하니 그날은 주 메뉴 둘 중 하나만 주문받는다고 하더군요- 넘 아쉬웠어요;; 노트북 코드를 꽂을 만한 테이블을 찾아 자리한 후 당근 주스를 기다렸어요-

짜잔~ 보기만 해도 싱그러운 당근주스가 당도해서 한 입 마시는데 너~무나 신선해서 그 자리에서 원샷하고 말았지 모예요;; 집에는 착즙기가 없어서 믹서기에 당근을 갈아먹을 때면 꼭 사과나 파인애플을 넣어 스무디처럼 마시곤 해서 처음에 제주 당근 100% 착즙주스라고 해서 조금 맛을 염려하고 있었지만 엄청나게 맛있었어요~ 그리고 이 클렌즈 주스가 뭔가 내 몸의 대사작용을 어떻게 촉진했는지 모르겠는데 갑자기 식욕이 엄청 당기면서 아침을 먹고 온 당사자로선 혼자 당혹스러워하며(아무도 몰라요;;) 결국 점심이 아닌 브런치로 A set를 주문해 먹게 되었어요! 모 어차피 여긴 브런치 카페니까 이러면서 주문 메뉴를 받자 당당하게 수저를 든 나-

블렌딩 티는 메뉴의 3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사진은 텀블러에 담은 '한다발 부케처럼'

브런치 메뉴는 전체적으로 담백하면서 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린 고급지고 건강한 맛이었어요~ 개인적으로 양념이 센 음식도 좋아하지만 재료가 좋을 때는 있는 그대로의 맛을 살린 담백한 요리도 참 좋아하는데 사실 그런 요리를 만나기가 도시에서는 쉽지 않으니까요! 기분좋~은 비건 한 끼를 마치고 나서야 카페 밖을 둘러볼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펜션도 구경하고 싶었고요. 

세면대와 화장실은 카페 밖 1층에-
카페 안쪽에 옥상에 올라가는 문이 따로 있어요
1층 정원에서 난생 처음 본 로즈마리 꽃
팬션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따로 나있어요

http://www.jeju901.com

 

이르키 건물 외부를 구경하고 다시 카페 안으로 들어가서 두 시간 정도 카페 죽순이 놀이를 하다가 카페를 나와 근방에 있다는 제주도립미술관을 구글맵 앱으로 찾아갔는데 걸어서 5분이면 되더라구요- 여기서 버스를 타고 일단 제주시로 나와 집으로 가는 버스를 갈아탈 예정이었는데 제주시로 나오는 길에 한라수목원이 있는 걸 보긴 했는데 별생각 없이 지나치고는 나중에 인터넷에서 보고 후회했어요... '제주 도심에서 만나는 숲'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제주의 다양한 자생식물들을 만나면서 힐링할 수 있는 곳이라고요(아... 까비;;). 다음엔 에어비앤비 통해서 제주901에 하루 묵으며 다음 날 아침 1층에서 요가를 하고 카페에서 브런치를 즐긴 후 한라수목원에 꼭 가볼 예정이에요~~

 

Posted by Ming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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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리아 힐 수국 축제

부모님이 제주에 계시다 보니 제주에 올 때는 정말 아~무 계획 없이 오게 돼요. 그냥 와서 부모님이나 현지 친구들한테 물어보고 새로운 곳을 찾아갈 때도 있지만 갔던 곳을 가도 마냥 좋으니까요- 이 날은 함께 여행 온 가족 일행 중 한 분이 '카멜리아 힐' 아이디어를 내셔서 가게 되었어요. 카멜리아는 동백나무를 뜻하는데 이왕이면 외국말 이름보다 우리나라 이름으로 '동백나무 언덕'이라고 해도 좋았을 걸 싶어요. 그런데 지금은 동백나무 꽃이 피는 계절이 아니라서 6-7월에 피는 '수국' 축제를 한다고 해서 그것도 기대가 되었어요!

 

서울에서 수국을 자주 본 적은 없지만 어쩌다 본 수국은 한 다발 '부케'처럼 화사하면서 봄 분위기가 난다고 생각했는데 수국이 피는 계절이 여름이라니- 그런데 우리 일행이 방문했던 날은 5월 23일이라 만개한 꽃보다 봉오리 꽃을 더 많이 보는 건 아닐까 노심초사하면서 아방 차를 타고 당도했어요.

입장료가 성인은 정상가로 8000원 돈이라 할인받는 방법을 모색했는데 제주도민 할인과 65세 이상 경로우대 할인 등이 있었고 모바일 구매 할인이 있어 이 외 성인들은 그렇게 할인받아 입장했어요!

tip.제조도민과 경로우대 할인이 모바일 구매 할인보다 저렴

 

기간 2019년 4월 6일부터 장마 전까지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 271

문의 064-792-0088

6-8월 8 : 30 - 18 : 00

입장료

성인 8,000원(도민,단체 6,000원)

청소년 6,000원

어린이 5,000원

경로/군인 5,000원

장애인/국가유공자 5,000원

 

입장하고 들어가니 수국이 사방에 샤방샤방 천지에 피어있네요! 6월이 얼마 남지 않아서 그런 건지 지구온난화 때문에 전보다 기온이 빨리 올라가서 그런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여하튼 제대로 화~알짝 피어있어서 넘나 다행이었어요- 전체적인 분위기가 제주도 토속 느낌보다 이국적인 느낌이 강해서 수국이 외국산인 줄 알았는데 인터넷 서칭을 해보니 한국 또한 그 분포지에 들어가는 우리 토종 꽃 중 하나더라구요!

"왠 돌쌓기"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작은 돌을 하나 주워 올려보았어요-

편백나무들
이거 보면서 '아, 여기 제주였지'하고 상기

참 아쉽게도 어디에도 수국에 관한 자세한 안내말이 없었어요- 혹시 제가 놓친 걸까요? 그리고 전반적으로 다른 꽃들이나 식물에 대한 안내판도 잘 없는 편이라서 그게 끝까지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인터넷 검색으로 수국의 꽃말이라도 알아봤어요. 

 

"수국은 조금만 건조해져도 바로 말라버리는 꽃이다. 하지만 물속에 담가 두면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다시 살아난다. 영원히 시들어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잠시 변덕을 부리는 것이다. 마치 나를 바라봐달라고 시위하는 것처럼. 그래서 관심을 가져주면 금세 다시 활짝 핀다. 또 적합한 환경에서는 다른 어느 꽃보다도 오랜 시간 피어 있다. 그래서 수국은 '진심'을 담은 꽃이면서도 '변덕'의 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수국 [Hydrangea] - 변덕과 진심 (쁘띠 플라워, 2010. 4. 20., 김혜진)

온실 속 수국들
온실 카페
구실잣밤나무

이 나무에 대한 안내판 글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Free Hug 저를 안아 주세요! 

구실잣밤나무는 주로 남부 섬지방에 식생하는 나무입니다. 열매는 식용으로, 나무껍질은 그물을 염색하는 제사용 되고, 목재는 건축재, 선박재, 버섯 재배를 위한 원목으로도 쓰여 제주에서는 어머니 같은 나무입니다. 노벨 문학상(1994) 수상작가 오엔 겐바부로의 판타지 동화 <2백 년의 아이들>에서는 '천 년된 구실잣밤나무' 밑둥치에 있는 빈 구멍 속에 들어가 진심으로 소원을 빌면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전설적인 나무로 등장한답니다. 잠시 모든 것을 잊고 어머니의 품에 안기듯 구실잣밤나무에 안겨서 작은 소원 하나 빌어보세요."

 

그런데 정말 희한하게도 나무에 다가갈수록 소원을 빌려는 마음보다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토록 오래도록 그 자리에서 많은 사람들과 생명들에게 '산소'와 '그늘' 또는 '안식처'란 형태로 사랑과 축복을 나눠주고 있었을 이 나무에 말이죠. 그 자리를 떠날 땐 제발 이런 고목들이 영 영원히 그 자리에서 잘 지내도록 사람들이 소중히 보살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었고요. 

소원을 빌며 동전을 던졌던 연못-하나도 못들어갔어요;;
다채로운 식물과 꽃들로 꾸민 작은 정원들

일행만 아니면 저는 다시 돌아서서 한없이 산책하고픈 곳이었어요. 자연을 있는 그대로 두는 것도 좋지만 때론 이렇게 인간의 손을 닿아 잘 가꾸어 서로 조화롭게 살아갈 수도 있겠구나 싶은 마음이 드는 카멜리아 힐- 예전에 에코랜드 테마파크도 그런 인상을 준 곳이었는데~ 카멜리아 힐, 벌써 가을 겨울의 모습도 기대가 되어 꼬옥 그때 다시금 재방문할 생각이에요!

 

나오는 길에 '동백 상회'란 기념품 가게가 있어 들렀어요- 서울 친구들에게 전할 선물로 제주 과자 과즐을 샀는데 가게에서 제가 유일하게 비건(완전 채식)인지 확실히 알 수 있는 제품이라서요^^ 여튼, 이번 여름 제주 카멜리아 힐로 꼭 가봅서예~~

 

 

 

Posted by Ming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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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아침이 밝았어요~ 마음껏 여유를 즐기고 싶었으나 함께하는 가족일행의 일정에 따라 단체로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라 우선 아침식사를 부랴부랴 챙겨먹었어요, 오늘 아침 메뉴는 서울 집에서 고이고이 모셔온 비욘드 버거 제품과 베지 프랑크 소시지예요! 비건은 저 혼자인 상황에서 외부에서 돌아다닐 때 가족일행이 저의 식성을 고려해 식당을 잡아줄지 미지수(가족이기 때문에 더욱 살가울 때도 있지만 가차없이 자신들의 입맛대로 식당을 잡아버릴 수도 있는 경우의 수를 고려해;;)이기 때문에 오늘 아침은 어느 때보다 든든하게 먹기 위한 메뉴 선택이었어요. 여행지에서도 어떻게든 비건으로 살아 남기 위한 나의 처절한 몸부림이라 볼 수 있죠, 아자아자!

외출 준비를 마치고 나오는데 팬션 울타리에 요 꽃들이 참 앙증맞네요- 울 아방과 어멍집에도 요 꽃들이 따악 대문 옆 울타리에 다다닥 나있는데 서울에선 못보던 꽃들이에요~ 

가족들은 역시나 저의 의사와 상관없이 목욕탕으로 직행했어요- 목욕탕은 비건에 전혀 문제되지 않는 곳이니 같이 들어가서 사우나까지 즐기고 나왔어요- 그리고 출출하다며 다들 식당으로 간다는데, 비건 메뉴가 전혀없는 곳이라;; 다행히도 마침 그 식당 옆으로 도두봉 공원이란 곳이 있어서 혼자 넘나 좋아하며 짧은 올레길을 걸었어요!

도두봉 올레길 초입 계단
멀리 보이는 마을이 희미한데 미세먼지 때문이란 말도 있고 제주 특유의 연무 때문이란 말도 있는데 내 기분엔 둘 다인 듯;;
등대가 보이는 저 곳이 도두항이라고-

뚜벅뚜벅 걷다가 다다다다 뛰어보기도 하고 옆으로 보이는 바다 빛깔이 넘나 예뻐 사진에 담기도 하면서 가다보니 길 건너 편의점이 눈에 똬~~ 제주 편의점 과일코너엔 한라봉도 있네요! 그리고 득템한 망고두유와 현미강정 과자, 완전 맘에 쏘~옥 들었어요. 

제주 편의점에는 한라봉도 팔아요~

왠지 이쯤에서 돌아가면 점심을 다 먹고 나와있을 것 같단 느낌적 느낌이 들어서 돌아갔는데 역시나 마침 식당에서 나오시는 아방과 딱 마주쳤어요. 그리고 오늘의 메인 방문지인 제주 시민오일장으로 추울발! 아방 말로는 평소보다 사람이 별로 없는 편이라고 하셨는데 그래도 북적북적, 우리의 첫 번째 쇼핑 항목은 제주산 애플망고- 그것도 파치로 나온;; 여튼 맛은 그대로인데 모양만 마트 들어가는 것보다 작은 뿐이라며 2kg에 2만원이란 가격을 매우 만족하시며 서울에서 온 가족일행은 마치 금새 사라질지 모른다는 괜한 염려에 부랴부랴 사기 바빴어요- 그덕에 저는 제주에 있는 내내 애플망고를 거의 매일 실컷 먹다 오긴 했어요^^;; 

그리고 저의 레이다망에 걸린 호떡- 아주머니한테 계란이랑 우유가 반죽에 들어가냐고 물었더니 아니라고 하셔서 엄청 반가워하며 바로 하나 달라해서 먹었는데 왜 저는 그걸 하나만 사먹은 걸까요?! 더 포장해와서 집에서 먹어도 될 것을ㅠ.ㅜ 지금 후회해도 아무 의미없는 일이지만 여튼 호떡 정말 맛났어요~

다음엔 정말 혼자와서 속속들이 둘러보고 싶어요~최근엔 다채로운 과일과 채소, 화분들이 전보다 더 늘어난 거 같던데 아무래도 가족일행의 일정에 따라 움직여야 하다보니 재래시장만의 매력을 제대로 만끽해보진 못하고 정말 딱 간만 보고 뒤돌아선 느낌이었어요;;

오일장에서 사온 쑥떡

어망이 저를 위해 일부러 사신 쑥떡은 다음 행선지로 가는 차에서 가족일행과 쑥떡대며 뜯어먹었는데 이것도 꿀맛- 제가 너무나 먹고 싶어서 제가 쏜다 하고 가족일행들을 일부러 꼬셔서 데불고 간 애월 해안가 스벅이에요- 그런데 나는 제주 매장만의 특선 메뉴 중에서 제주까망라떼와 제주쑥차라떼를 마셔보고 싶었는데 그게 정확히 비건으로 먹을 수 있는지 아닌지 알 수가 없어서 평소 먹던 그린티쏘이라떼와 망고바나나스무디, 쏘이라떼, 아아메를 주문했어요- 모두들 우유말고 두유를 넣어 음료를 드셔본 건 처음인데 괜찮다며 잘 드셨어요-  

나중에 스벅 고객센터로 문의해서 알게됐는데 모두 연유가 들어가서 두유로 바꾼다고 비건음료가 되진 않는다고-
1층 실내 전경
2층 창문밖 바다 전경
2층 실내
2층 외부 자리

벌써 집으로 가자시는 할망 때문에 다들 집으로 가시는데 저는 애월도서관에 내려달라 했어요- 바닷가 앞에 자리한 애월도서관은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데 마침 서울에서 읽으려고 했으나 못읽고 내려온 책을 읽고 싶어서 들렸어요. 김한민 작가의 <아무튼, 비건>이란 책인데 사실 이 책은 벌써 작년에 SNS에서 봤던 책이지만 딱히 당시엔 읽고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는데 지난 달 비건페스티벌에서 기획단인 친구를 보러 갔다가 우연히 보게된 김한민 작가에 대한 좋은 인상이 있어서 괜시리 읽고 싶어진 책이에요. 작년 동축반축(동물축제반대축제)에 참여했던 친구가 그 계기로 알게된 당시 그 행사의 기획자였던 김한민 작가를 비건페스티벌 기획단에 초대했던 거죠- 당일 동물해방물결 공동대표인 이지연 님과 아시아 최초의 비건 보디빌더 도혜강 씨와 함께 릴레이 스피치도 하셨어요. 

비건페스티벌에서 봤던 김한민 작가님(왼쪽)과 동물해방물결 공동대표 이지연님(오른쪽) 
화장실에서 만난 명언이 너무 인상적이라 찍어 봄

가만히 보니 <아무튼, 비건>이란 책 옆에 김한민 님의 또다른 책 <그림 여행을 권함>이 있어 같이 보게 되었어요- 2013년 비건을 하기 전 '프랑스, 영국, 독일, 벨기에, 이탈리아의 도시에서부터 남아메리카의 페루, 에콰도르, 볼리비아의 여러 도시 풍광들을 저자 특유의 감수성으로 담아낸' 책이라네요(대충만 훑어봐서 네이버 책소개 글을 옮겼어요;;). <아무튼, 비건>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작은 여행책자같은 크기의 도서였고 게다가 기대와 달리 그림작가가 주업이라고 알고 있는 김한민 님의 삽화는 정말 몇 장 되지 않고 순전히 글자로만 채워진 책이었어요. 그런데 읽다보니 정말 술술 읽히는 것이, 마치 한민 작가님이 옆에서 말로 전하는 듯한 그러면서 왜 비건을 해야 하는지 넘나 논리정연한 전개로 이어가는데 결국 이 책을 읽은 독자로서는 '비건'이라면 '옳지옳지, 정말 속시원하다'며 등 한번 토닥토닥해주고 싶은, 그리고 '비건' 아니라면 '아... 그래... 알겠어요... 비건해야 겠네요...'라며 결국 수긍할 수 밖에 없게끔 만드는 호소력 짙은 내용을 촘촘하게 잘 담아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이 책 '논비건' 분들이 많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애월도서관을 나서서 집으로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가는데 좀 더 걷고 싶어서 걷가보니 도서관에서 멀리 떨어진 잘 모르는 동네의 버스정류장에 도달했는데 거기에서 내가 묵고 있는 수산리에 가는 버스가 어떤 버스인지 모르겠는 거예요- 물론 제 스마트폰에는 이미 제주버스 앱이 깔려있지만 해당 버스 검색 방법이 헷갈리잖아요! 이럴 땐 그냥 '다산콜센터' 120번으로 전화해서 지금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목적지를 말하고 해당 버스 번호나 노선을 알려달라고 하면 안내원 분이 완전 친절하게 잘 알려주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버스가 20분이 지나도록 안와서 결국 저는 아방이 전에 알려주셨던 하귀콜택시를 부르려고 했는데 택시가 없다고 해서 어쩌나 하는데 제주에선 티맵으로 택시를 부르는 것이 유용하다고 하네요... 저는 다행히도 천사처럼 짜잔하고 우연히 나타나신 택시를 타고 집에 왔지만요^^

 

상쾌한 바람,

마음 속에 쌓였던 먼지 

모두 날려 보내고

라랄라라랄랄랄라

노래를 부르며

행보을 느끼며

간만의 여유로움

모든 걸 잠시 내려놓고

여기 지금 우리는 제주도

_채하얀의 <제주도>란 노래 가사 중

 

 

Posted by Ming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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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년 전쯤 제주에 내려가셨던 할아버지 할머니를 위해 곁에서 지내시며 팬션을 운영하러 10여년 전 내려가셨던 부모님 덕에 그리고 또 우연한 계기로 제주에 정착하게 된 친구들 덕에 제주는 일년에 한 번 이상은 꼭 가게 되어 이젠 나의 제 2고향처럼 느껴져요- 제주에 계셨던 시간보다 서울에서 살았던 시간이 훨씬 길었던 부모님도 이젠 서울이 답답하고 낯설다고 하실 정도죠.

비행기에서 저 멀리 보이는 한라산
부모님 동네에 있는 물메초등학교-제주에서 예쁜 학교로 손 꼽히는 곳

제주를 남들보다 자주 가게 되니 제주의 관광지나 오름 같은 곳을 구경다니는 것도 좋지만 특별히 어디 가지 않고도 온전히 여유롭게 제주만의 풍경과 향기를 온전하면서 여러롭게 즐길 수 있게 된 점도 감사할 일인 것 같아요~

 

이번에는 올해들어 처음으로 제주 땅을 밟았는데, 가족일행이 동반하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저 혼자 보낼 수 있는 시간도 갖고 제주에 사는 친구들도 오랜만에 만나 잠시나마 회포를 풀기도 해서 참 알차게 보내고 온 것 같아요. 

아무거나 못먹는 저를 위해 함께한 가족 분이이동 중에 먹으라고 쑥떡과 음료, 과일 그리고 팬션에서 같이 챙겨먹자고 채소 반찬 몇 가지를 준비해 오셔서 어찌나 감사하던지요~ 참고로 저희 집안에서는 아직도 저 혼자 비건이랍니다! 다행히도 20년이 넘어가는 사이에 가족들도 어느 정도 채식의 이로움을 인지하고 가끔씩이라도 노력은 하고 있지만요-

김포공항에서 비행기편이 달라 혼자 돌아다니는 와중에 편의점에 들렀더니 한 칸이 과일로 채워져 있네요.

여정 첫 날의 여유로움과 설렘이 고스란히~

부모님 집에서 모든 일행이 지낼 수 없어 근처 팬션을 얻어 지내게 되었어요- 팬션 위치가 바닷가도 아니고 옥수수밭 앞인데 가족일행들이 올 때마다 들르는 곳이고 워낙 깔끔해서 편하게 지낼 수 있었어요.

 

여기 수산리에는 유독 옥수수밭이 많던데 그냥 옥수수가 아니라 사탕 옥수수라고 엄청 단맛이 나는 옥수수예요~ 작년에 먹어볼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 달고 맛있었거든요! 마침 6월부터 7월까지 수확 체험 행사도 한다네요, 

팬션 옆 옥수수밭

저 현수막을 보며 6,7월  수확기에 아부지한테 서울로 한박스 부쳐달래야지 싶어지네요- 당일에는 오후 늦게 도착해서 타지 관광은 내일로 미루고 식사 전에 동네만 한 바퀴 돌기로 했어요, 애월 수산리에는 엄청 큰 고목들이 군데군데 있고 새들이 제주도 어디보다도 많이 보이는데 특히 봄이면 제비들이 집을 짓고 새끼를 까는 모습이 우리 부모님 집에서도 눈에 띄어요!(아이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사진은 찍지 못했어요;;) 알고보니, 근처에 있는 수산 저수지가 제주의 철새도래지라네요~

서울에서도 요즘 제주가 여기저기 난개발되어 척박해지는 듯하고 마구잡이로 버려지는 쓰레기에 몸살을 앓고 있는 소식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저렸는데 저런 고목들을 잘 보존하는 모습에 안심이 되어요;; 나이가 많이 먹은 커다란 고목에는 그 마을을 지키는 정령이 살거나 그 동네를 축복하는 힘이 있다고 해요! 이런 사실을 안다면 사람들은 고목을 절대 함부로 하지 않겠죠...  

 

저녁식사 때가 되어 가족일행은 역시나 외식하러 나가시고 저는 식성이 맞지 않아 홀로 프리하게 팬션에서 저녁 상을 차려먹었죠! 장은 팬션에 오기 전 하귀 하나로마트를 들렸어요- 

Posted by Ming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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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마지막 날,
우리 일행은 친구의 대만친구들 덕에
아~주 멋진 곳에 가게 되었습니다!
마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자리로
송년회에 딱 걸맞는 고급식당이었는데요,
당연히 모든 요리와 디저트, 음료가
비건인 레스토랑이었죠!

#애피타이저 #식용꽃잎 이 들어간

#비건김마끼

처음에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이동하는 차에 타서 가는데 도착해 간판을 보니
어디선가 본 듯한 이 느낌-


메인 메뉴 가격대가

우리나라돈으로 1만원 안팎인데

먹어보면 그보다 값어치를 더하는 느낌-

실내로 들어와 자리에 앉은 후 메뉴판을 보는데
아이스크림 사진을 보고는 딱 알겠더라구요~
작년에 SNS에서 대만 지인 분이
어느 비건카페 아이스크림 사진 올린 걸 보고
정말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이렇게 오게 될 줄이야~~


레스토랑 내 세련되면서 고급진 인테리어에 비해
메뉴판이 그냥 간이 신문처럼 되어 있어서
좀 의아하긴 했지만 나중에 나온 음식을 보니
역시나 눈이 휘둥그래지는 비줠들이었어요-
대만 고유의 색깔이 짙은 요리들에는
재료맛을 그대로 살려 신선한 맛을 더 두드러지게 하기 위해
양념을 거의 하지 않고 담백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있고
어떤 요리들은 튀기거나 양념이 강하게 들어가
유의 맛을 드러나게 했더라구요~
그리고
음식이 나오기 전 화장실에 다녀오는데
식당 매니저 분이 영어로 매장 인테리어에 대해
설명해주시는데 제가 그 때 너무나 피곤한 상태라
귀담아 듣지 못한 게 지금 넘 아쉬워지네요;;;

메뉴판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중알못인 우린 사진만 보고
음식을 시킬 수 있는 수준이라
대만 현지 친구들이 알아서 신경써 주문해 줬는데
주문한 음식이 다 나오고 보니 한 상이 가득찰 정도가 되었어요^^;;


양배추가 아니라 양상추에

식용꽃잎이 들어간 다진채소볶음을 얹고

밥을 싸서 먹는 우리나라 쌈밥 같은 메뉴-

식당이름에 '꽃 화'자가 들어있어서인지

메뉴들 중엔 식용꽃이 들어간 경우가 꽤 있었어요!



입맛을 돋구는 비건김마끼에도

식용꽃이 들어가 있어요-

그리고 주황색 알같이 생긴 건

새콤달콤한 맛이 나면서 터지던데

전체적으로 상큼한 맛이 나서

애피타이저 역할을 제대로 했네요!



팽이버섯과 쫄깃쫄깃한 식감의 식재료에

튀김옷을 입혀 튀겨나온 음식인데

처음 보는 요리인데 마치 쭈꾸미튀김을 흉내낸 듯하고

새콤달콤한 채소피클를 곁들여 먹어요-

요리에 흩뿌려져있는 튀긴 초록 이파리가 있어

물어봤더니 바질잎을 튀긴 거라고 하던데

그것만 따로 먹어도 맛있었어요!


콩단백을 튀긴 후 탕수육 소스를 입힌 요리


이 가게엔 흰 밥 외에도 현미잡곡밥을 주문할 수 있어요~


배추찜인데 별 양념이 들어가지 않아 담백해요



간을 한 콩단백에 김을 얹고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비건생선튀김탕 인데

식감이 진짜 생선 비슷해서 깜놀했네요!

국물맛도 끝내줬구요~



태국요리나 베트남요리에도 자주 나오는

#모닝글로리(물시금치)볶음



무슨 매운탕 비슷한 요리인데

국물 맛은 얼큰한 편이어서 우리 입맛에도 잘 맞았어요

저 하얀 덩어리는 곤약인데 떡볶이떡을 넣었으면

더 잘 어울렸을 것 같은-

찹쌀밥을 뭉쳐서 깎두기 크기로 넣은 고명도 들어있었는데

그보단 역시나 떡볶이떡이 딱이었을 것 같은;;



마지막에 나온 국물요리인데

그땐 서너 수저 떠먹고 말았어요, 너무 배가 불러서...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국물이 맑고 별 맛이 없었던 걸 봐서

모든 음식을 먹고 나서

입안에 남은 음식맛을 씻어내면서 마무리하기에 좋은,

우리나라 음식점에서 마지막에 나오는 숭늉처럼요~

이렇게 보니 마치 한 상의 뷔페를 연상시키죠?!

 심지어 배가 불러 더 이상 먹을 수 없는 상태에서

남은 메뉴 하나가 더 나와서

그건 거의 맛만 보고 남기게 되었네요;;


그렇게 배가 부른데도 디저트 배는 따로 있다며

마지막에 이 집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혼자만의 생각일 수도;;)인

아이스크림을 시켰는데 그날은 안타깝게도

두유맛 하나밖에 없다고 하더군요ㅠ.ㅜ



그거라도 먹겠다며 시켰는데 비줠이...

내가 봤던 그 비줠엔 양이 푸짐해 보이는 소프트아이스크림에

마카롱까지 똬 박혀있었는데

현실은 그게 아니어서 눈으로 이미 실망한 상태에

맛까지 퍼석퍼석 그냥 두유를 얼려먹는

샤베트 식감의 아이스크림에 흑;;;

그나마 아이스크림 위에 뿌려져 있던 꽃잎가루로

위안을 삼으며 끝까지 먹긴 했답니다-


전체적으로 어쨌거나 엄청난 대접을 받은 듯한

이 날 화초당의 음식은 감동이었어요~

왠지 이거 하나로

2018년을 내가 잘 살아왔다고 보상을 받은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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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친구와 첫 대만 여행을 갔을 때 2번이나 가고도
다음 여행에 또 오리라 다짐했던 그곳을 
지난 크리스마스 세미나 덕에 가게된 대만에서
또 가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그런데 신은 정말이지 제 속마음을 역시나 
훤~히 들여다보시고 저한테 필요한 것을 꼭 주시는 것 같아요~

사실 대만 타이베이는 스스로&지인 서칭과 방문담으로도
가야 할 또는 가고 싶은 비건 레스토랑과 카페가 워낙 넘쳐나서
한 곳만 계속 가기 쉽지 않다는데
지난 첫 대만 여행에서 첫맛과 끝맛의 추억으로 남은 곳이라 
새로운 친구들과 다시금 들르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게다가 이번엔 친구의 현지 대만친구가 함께 자리해서
메뉴를 고르는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사람이 여럿이라 여러 요리를 함께 맛볼 수 있는 행운까지 누렸고요


메뉴판을 보니 전보다 사진도 들어가고 업그레이드되었더군요-

식재료에 대한 내용을 보면 

대만산(local) 유기농 두부에

모든 재료가 완전 채식(식물성)이면서

유전자변형조작 성분은 일체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요~

거기에 한국 비빔밥, 그것도 돌솥비빔밥이 있길래 깜놀!

그런데 매장 직원 분 중에 한국 분이 숨어계시다는 사실~

혹시 한국어가 필요하신 분은

매장에서 문의해보셔도 좋을 거예요


지난번 제가 왔을 때 먹었던 메뉴 중 

뜨겁게 달군 돌판에 두부 스테이크와 스파게티가 얹어 나왔던

메뉴가 꽤 인상적이어서 한국 친구들에게 권했는데

현지 대만 친구들도 좋아하는 메뉴라 하나 더 추가,

여기에 우리가 모두가 고대하던 

#훠궈, 동명의 #핫팟 메뉴와

맛이가 궁금한 싱가포르식 해물국수 #락사,

라이스페이퍼로 온갖 채소와 비건 새우를 싸서 나오는

#월남쌈 #써머 롤, 

각종 콩고기와 새우맛 곤약으로 요리한 #꼬치 등등을 

주문했죠-


중국식 전통요리인 #테판야끼 의 #비건버전

대만특유의 소스를 올린

튀긴 두부와 콩고기스테이크에

돌판에 살짝 구워진 토마토 스파게티를

같이 먹으면 세상 다~ 가진 듯한 기분이 들죠-

먹어본 적은 없지만

일본식 흰국물 짬뽕인 나가사끼 짬뽕에서

매운맛을 뺀 듯한 맛으로

면은 쌀국수가 들어갔는데 맛있었어요-

코코넛 특유의 향에 달짝지근하게 조미한

국물에 각종 채소와 버섯, 콩고기, 비건 새우 등을

넣어 팔팔 끓여서

밥을 말아먹는 핫팟은 처음보다

먹을 수록 국물 맛이 진해져서 계속 떠 먹게 되더라구요-

마지막에 나온 바람에 배가 너무 불러

결국 호텔에 가져가 담날 아침식사로!

디저트로 다섯이서 사이좋게 나눠먹기 딱 좋은 양!



그리고 대만 현지 친구가 따로 시킨

어울락(베트남) 쌀국수 샐러드_

우연찮게 이 메뉴랑 훠궈가 가장 먼저 나왔는데

요거요거 입맛 돋우는 역할 톡톡히 했습니다


음료와 케이크, 아이스크림 메뉴도 있는데

식사를 다 마치고 나서 벌써 늦은 시간이었지만

디저트 메뉴는 다른 곳에 가보자며

대만 친구가 자동차로 데려가 주기로 해서

몇 가지 한국에 가져갈 냉동 제품만 사서 나왔네요-




대만 타이베이 여행 시 한 번도 안 가볼 수는 있어도

한 번 가서 두 번 이상 가지 않을 수 없는 곳,

러빙헛 광푸점_ 

저는 다음 타이베이 여정에도 또 가볼 생각이랍니다~^^



참, 지하철 이용시엔 국부기념관 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나오면 되는데 걸어서 3분 정도 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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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세미나가 있어

대만에 일주일 정도 머물게 되었어요- 

단, 세미나에만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

다른 관광은 꿈도 못꾸고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사정으로

세미나를 이틀 정도 일찍 마치게 되었죠;;


그래서 외부로 나가게 된 우리 일행은

친구의 대만현지 친구를 알게됐는데

우리가 돌아가는 전 날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비건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단

소식을 전해주며 가보라고 일렀는데

이런 소식을 듣고 어떠헤 안 가볼 수 있겠어요~~


대만 비건페스티벌에서 맛본 #대박상품

#비건 #아이스크림와플


사실, 당일 정오까지 마무리해야 했던 일거리가 있던터라

컨디션 메롱 상태로 잠시 가는 걸 망설이기도 했지만

결국 친구의 굳은 의지 덕에

우리 일행은 멋진 구경을 하게 되었답니다!!


대만 비건페스티벌의 현지 포스터와 운영자



이번 비건페스티벌은 9번째로

3일동안 열리는데

우리가 참여하게 된 날이 마지막 날이었어요~

호텔에서부터 하늘이 흐리고

가랑비도 좀 내리는 상황이라 걱정했는데

현장에 도착해서 점심식사 먹거리를

쇼핑해 들고 자리잡으니

비는 그치고 하늘이 잠시나마 맑아지더라구요-


비행기가 엄청 가까지 뜨길래 친구한데 물었더니

송산공항 부근이라 그렇다고;;


#비건오코노미야끼

#비건초두부를 팔았던 부스

중국 전통요리 서너가지를 선보이고 있었어요-

#비건초두부 요리 중

#비건초두부 1인분 포장

_특유의 냄새가 강한 편이었지만 진한 국물과 초두부가

기막히게 맛있어서 국물까지 싹 다 깔끔하게 마셔버렸던 한 그릇,

하지만 나의 배를 너무나 든든히 채워주어 다음 디저트 시식에 어려움이 생겼던;;

같은 부스에서 판매했던 중국 전통 전요리

_살짝 피자 같은 식감인데 맛은 달콤한 맛이 일품

콩인지 글루텐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훈제식으로 요리한 식물성 단백식품

_훈제향 외에는 간이 심심해서

식감을 더 음미하며 먹게 됨요

#비건후라이

친구들과 내가 사온 

#비건타코야끼를 판매하던 부스

_점심식사로 먹으려고 갔는데

아직 음식 마련이 안됐다며 쿠폰을 끊었는데

결국 우리가 행사를 떠날 때 되어서야 먹게 됐는데

미안하단 사과도 없고 다소 실망스러웠던 부스...


한국 서울에서 열리는 비건페스티벌과

규모나 부스 모습은 비슷한 것 같은데

콘텐츠가 대만현지식이거나

다른 페스티벌에선 못봤던 색다른 제품들로 구성되어

먹는 재미 보는 흥미가 쏠쏠했답니다!


아기자기한 베기커리 제품들이 눈길을 끌었던

#비건베이킹 #그린베이커리 제품들

#비건육포 제품을 파는데

시식해보니 너무 비슷해서 더 못사먹게 된;;;

#비건인도네시아라면 제품인데

볶음면에 가깝다길래 맛이 궁금해서 사 봄

친구의 최애음료중 하나인 #비건너트밀크티

자매인 줄 알았는데 모녀라고 하셔서 깜놀한

대만 #비건베이커리 사장님-

저도 이 빵 먹으면 사장님처럼 동안되나요?^^

Taiwan Vegan Frenzy 행사에서 디저트부문

가히 대상이라 할 수 있는 #비건아이스크림와플 초코맛-

#비건와플은 #바닐라맛과 #초코맛이 있고

아이스크림은 8종 정도

_난 배불러서 그날 맛만 보고 안 사먹었는데 

지금 사진 올리면서 급 후회됨~~~ 으아앙~~~

새까만 #비건브라우니

#친환경 #유리빨대 와 #스텐빨대

이탈리아식 스위트 푸딩인

#판나코타 #pannacotta 의 #비건버전

_적당히 달면서 맛난 디저트

#종이가죽지갑

결국 우리의 행사참여 마지막을 장식한 #비건타코야끼

_심심하게 간한 찹쌀모찌 비슷한 식감인데

소스를 스리라차나 간장+레몬소스 같은 걸로 얹었으면

더 맛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


이번 대만 비건페스티벌,

Taiwan Vegan Frenzy(타이완 비건 프렌지)를 참여하면서

세계채식인구 2위를 자랑하는

대만의 위엄을 느꼈다기 보다는

대만에는 채식이 이미 여러 생활방면에 녹아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소소하지만 편하게 즐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벌써 몇년 전부터 이상기온으로 인해 매년

여름 최고의 기온과 겨울 최저의 기온을 기록하며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나라-

지난 달 30일 '당신의 밥상이 남긴 탄소발자국'이란

제목으로 기후변화 포럼이 개최됐는데

설렁탕 한 그릇이 콩나물국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100배 넘는다는 기사를 보았어요...


그럼 이제 우리에겐 선택이란 없다는 결론이 되죠-

기후변화를 야기한

지구온난화의 진행을 막고 회복시키려면

탄소발자욱을 무조건 줄여야 하는데

그렇다면

비건 채식은 필수일 수 밖에 없잖아요~

아무쪼록 2019년 올해엔 비건채식이 보편화되어

지구의 모든 존재들이 함께 어우러져

서로 행복할 수 있길 소망해봅니다~~^^


모두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3<3



Posted by Ming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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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그 말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한 언니가 올 초 제주에 내려가 친한 동생네에서 머물며 한 달 가까이 올레길도 돌고 오랜만에 긴 휴식을 취했더랬다- 비건인 언니는 그 와중에 제주에 1년 사이 새롭게 생긴 비건식당과 비건카페들이 꽤 생겼다며 가는 곳마다 사진을 찍어 내게 카톡으로 소식을 전했었다. 그 때 나도 어찌나 가고싶었던지;; 

제주 곳곳에 흩어져 있는 비건카페와 비건식당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드물고도 소중한 기회, 바로 제주비건페스티벌이 10월 27일 토요일 제주관광대 컨벤션홀 일대에서 열렸다! 얼마나 고대하던 축제인데... 개인적으로 피치못할 사정에 결국 참여는 못했다... 다행히도 서귀포에 사는 친동생이 남편과 함께 휴일 일찌감치 서둘러 페스티벌에 다녀간다길래 사진을 부탁했더니 고맙게도 '현장감 넘치는 앵글'의 사진들을 보내주었다~ 그리고 지인분께서도 사진협찬을, 아이 감사해라~

비건페스티벌에 참가했던 제주 채식카페&제주펜션

#제주901 인스타그램 캡쳐


맛나고 건강한 비건 먹거리 채식 먹거리는 작년보다 더욱 풍성해졌고 제주 해안에 버려진 바다 유리를 사용한 소품을 만드는 공방, 결혼이주 여성들이 키운 이국적인 채소들을 농사짓고 판매하시는 사회적기업 등 볼거리 또한 보다 다채로워졌다- 게다가 이렇게 푸짐한 친환경 선물보따리까지!(이거 보고 첨으로샘표 '연두'가 비건조미료인 거 알게됨;;)


제주 비건페스티벌 들어가는 입구와 전경


제주의 독특한 숲 또는 지형을 일컫는 곶자왈은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숲지대이다- 이렇듯 제주는 섬 자체가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져 '화산 박물관'이라 할 만큼 다양하고 독특한 화산 지형을 자랑하는데 전문 자료에 의하면 제주 땅 위에는 크고 작은 360여개 오름(소규모 화산체를 뜻하는 제주어)이 펼쳐져 있고 땅 아래에는 160여 개의 용암동굴이 섬 전역에 흩어져 있다고 한다. 작은 섬 하나에 이렇게 많은 오름과 동굴이 있는 경우가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물기에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을 시작으로 '2007년 세계자연유산 등재', '2010년 세계지질공원 인증'까지 UNESCO 3관왕을 달성한 것이라고!


이런 제주도는 우리 인류가 함께 가꾸고 보전해야 할 지구상 '환경 자산의 보물섬'인 셈이다~ 제주를 잘 보전하고 상호공존의 방식으로 제대로 가꾸어나가는 방법을 모색하는 자리로서 제주 비건페스티벌은 또한 소중하고 귀한 축제이다.


제주 비건페스티벌에 참가한 서울 #고대달냥 부스와 #비건새우버거


전설의 러빙헛, #비건쌀국수의 최강자 #티엔당의

#비건포보(Vegan Pho-bo)& #비건생선튀김떡꼬치


달냥 비건새우버거와 티엔당 비건쌀국수


특별한 손맛으로 오랜동안 제주를 지키며 비건채식을 알려온

#제주러빙헛의 #비건김밥과 #청귤청


국내 #비건베이커리의 선두자

#비건베이킹을 제대로 맛보이는 #스윗솔키친 부스의

#비건케이크와 #비건쿠키들



제주 한림에 자리한 #비건카페겸식당

#앤유카페 #Andyucafe 에서도 셀러로 참가했는데

당일 행사 부스와 메뉴 이미지를 못구해

앤유카페의 인스타그램에서

비건페스티벌 메뉴로 판매했던 #비건키쉬와 #비건라자냐 이미지 캡쳐;;


제주 서귀포에서 새로 떠오르는 #제주샐러드카페(비건옵션)

#바틀앤보울 #Bottleandbowl


제주공항근처에 위치한 #채식카페 #제주901

부스에서 판매했던 #비건스프 #비건쿠키 #비건머핀


서귀포 안덕 대평리에 위치한 #비건카페 #잇유어그린 #eatyourgreen의 부스와 행사메뉴들

그리고 매장에서 먹을 수 있는 #귀리참깨베이글

외에도 #그린스무디 #비건티라미슈 #비건베이커리를 만날 수 있다고-


야외 콘서트 모습


친구가 #핫핑크돌핀스 부스에서 기부하고 받아온 뱃지

_평소 너무나 기부하고 싶은 단체였는데 이 기회에 할 수 있어서 마음이 참 뿌듯했다고^^


이외에도 시 쓰는 비건 요기니 니콜님의 무료 요가 워크샵과 나무로 부드러운 테이블 웨어를 만드는 낭그루의 나무제품 체험하는 기회도 있었다고 한다. 금번 제주 비건페스티벌의 의의를 이번 행사개최를 주관한 비영리단체 #veganfestivalKorea의 초대글로 대신하며 행사에 참여하여 수고하셨던 모든 분들께 이 땅에서 비건인으로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동물들은 특별한 역할을 지니고 지구에 존재합니다

지구의 땅과 바다, 숲과 호수, 그 속을 살아가는 생명체들-

인류는 그들의 도움으로 공기와 물, 그리고 먹을 것을 얻습니다

우리들도 동료 생명체들에게 공기와 땅, 그리고 물과 먹을 것을 보장해주어야 합니다

비건채식은 지구가 우리의 동료 생명체들에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되돌려줄 방법입니다

제주 비건페스티벌은 비건채식에 플라스틱 사용에 관한 고민을 더해가려합니다

비건페스티벌과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채식에 대한 도전에서 멈추지 않고

환경과 동물에 도움이 되는 실천, 그것이 무엇이든 같이 고민하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_"



Posted by Ming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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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찌민 시 채식식당 부다짜이Buddha Chay


메콩강 투어를 하는 동안에도 이것저것 주전부리를 했건만 아침식사 이후로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했던 탓에 저녁시간이 되니 무척이나 배가 고팠다. 메콩강에 타고왔던 그랩 택시를 그대로 타고 우린 저녁식사를 위해 가려고 했던 호치민 시내에 위치한 러빙헛 비건키친점(Lovinghut Vegan Kitchen)으로 향했다. 그런데 공사중;;; 베트남에 오기 전 SNS에서 한 달 전 쯤 오픈한 걸 확인하고 갔던 터라 좀 당황스러웠다. 우리가 러빙헛 중에서도 비건키친점으로 가려고 했던 건 베트남에서 매우 유명한 가수이며 2014년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에서 '아시안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 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호 꾸인 흐엉(Ho Quynh Huong)님이 오픈한 비건 식당이기 때문이다~ 이 가수를 내가 처음 본 건 2012년 미국 LA 파사데나 공연장의 뮤지컬 '사일러트 티어즈Silent Tears'를 통해서였다. 이 공연은 전세계 16개국의 가수들이 한데 어우러져 '개인과 세상의 평화를 위해서는영적인 깨달음이 필요하다'란 주제로 각 나라의 특색있는 노래를 선보인 자리였다. 그때 노래부르던 호 꾸인 흐엉 가수의 모습을 보고 참 감명받았었는데 마침 호치민에 그녀가 운영하는 식당이 오픈했다 하여 더욱 가보기를 고대했었다. 실망하던 차에 다시 알아보니 그녀가 이미 작년에 '비건 키친'이란 브랜드명으로 오픈한 다른 식당이 있다고 해서 다음날 가보기로 했다. 

호치민 시 비건전문 식당 러빙헛 비건키친점(공사 중)


그리고 향한 곳은 가이드 친구의 오빠가 추천해준 '부다 짜이Buddha Chay'란 곳이었다. 이 곳도 베트남의 한 가수가 오픈한 채식식당이라는데 독실한 불교인으로 이런 채식식당을 열게 되었다고- Vegan식당이 아니고 Vegetarian식당이기 때문에 메뉴를 주문할 때 우유나 꿀, 계란 등의 유무를 별도로 확인해야 했다. 호치민에서 이틀 째 음식을 먹으면서 느낀 점은 대부분의 음식이 단 맛이 난다는 점! 하노이는 담백하고 다채로운 음식맛이 특징이었다면 호치민은 아무래도 베트남 남부로 더 더운 지방이라 그런 것 같다고 가이드 친구가 말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숙소에 가는 길에 걸어가려다 처음으로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탔다. 나까지 포함해서 일행 수가 5명이라 우린 별 걱정없이 타긴했는데 베트남 택시를 타고 돈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조심 또 조심할 일이다.(베트남 택시 관련 정보는 '베트남 비건투어6' 포스팅 참고!) 가는 도중에 호텔 근처에 빙수집이 있다고 해서 잠시 들러 테이크아웃으로 사서 들고와 마셨다. 하노이에서 먹었던 베트남 빙수와 비슷한데 녹두와 코코넛 밀크가 들어간 것도 있고 종류가 몇 가지 있었다. 그 빙수집이 Vegan비건 전문이 아니라서 비건으로 먹을 수 있는 메뉴 또는 성분을 골라 주문해온 것이었다. 아쉽게도 그 가게 이름을 챙기지 못했다;;

녹두 빙수

호찌민 비건 반미


다음 날 아침 우린 전 날 메콩강에 가면서 들렀던 식당에서 미리 주문해둔 비건 반미를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에서 받아 룸에서 편하고 맛나게 먹었다. 콩햄부터 채소로 속을 알차게 채운 이번 비건 반미는 양념이 살짝 달고 강한 편이라서 먹으면서도 커피같은 음료수로 입가심이 필요했다. 평소 먹는 양이 많지 않은 우리가 그동안 너무 먹방으로 달렸더니 먹는 것도 지쳐서 호찌민에 와서는 하루에 두 끼 정도를 먹기로 했다. 중간에 출출하면 간식을 먹어도 되니까~ 그래서 이 날 도 오전 내내 좀 여유를 부리다가 점심 때가 되어서야 숙소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위치했다는 벤탄시장(Chợ Bến Thành)으로 향했다. 숙소 근처에 있는 큰 널찍한 공원을 지나서 다시 큰 도로에 이르렀는데 앞서가던 가이드 친구가 갑자기 부른다. 씨클로를 타자는 것이다! 베트남에 가면 한 번 쯤 타게 된다는 씨클로를 우린 궂이 찾아다니진 않았지만 이렇게 만나니 타보는 경험을 하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베트남의 씨클로는 영어 'cycle'의 베트남식 발음으로 모양은 삼륜 자전거형이다. 아주 오래전 베트남 영화 '씨클로(1995)'를 보고 씨클로에 대한 인상이 남달랐던 나는 사실 씨클로를 그닥 타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걸어가면서 구경하는 걸 더 좋아하기도 해서- 

tvN 짠내투어에 등장했던 하노이 씨클로

프랑스 식민지 시절 호찌민 시에 세워진 노트르담 대성당


벤탄시장 입구


여튼 우리가 타려는 씨클로는 1인용이라 한 명씩 올라앉았다. 씨클로를 타고 호찌민 시의 번화가를 지나 벤탄시장에 이르는데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도중에 베트남에서 얼마전까지만 해도 제일 높다던 비텍스코 빌딩(Bitexco Financial Tower)도 지나갔다.(지금은 '랜드마크 81'이란 더 높은 건물이 들어섰다고) 막상 씨클로를 타고보니 그만한 거리를 걸어서 관광했더라면 조금 힘들었을 거란 생각도 들고 곳곳에 대한 이름을 잘 알지 못했을 뻔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호찌민 시에서 자동차보다 많은 오토바이의 매연이 씨클로를 타니 더 적나라하게 코끝에 와닿아서 숨은 편히 쉬지 못했지만 여튼 타볼만한 일이었다. 또한 벤탄시장이 호찌민에서 가장 핫한 플레이스라고 했던 이유를 씨클로를 타니 더 알 것도 같았다. 이미 시장 주변이 굉장한 번화가로 볼거리가 많았던 것! 호찌민에 가기 전 일행 중 한 친구가 먼저 알려줬던 '카페 아파트(The Cafe Aprtments)'도 씨클로를 타고가면서 발견~ 카페 아파트라고 했지만 카페 말고도 옷가게와 네일 가게 등도 있다고 한다. 

벤탄시장에서 사 마신 사탕수수 주스

벤탄시장에서 사서 마신 베트남 빙수 쩨

벤탄시장 내부


이렇게 씨클로 투어를 마치고 드디어 벤탄시장에 입성! 벤탄시장은 호찌민에 올 때부터 고대하던 곳이었다. 베트남에 와서 신선하고 맛난 열대 과일과 채소가 풍요롭고 물가가 싼 걸 보고 시장가면 살 게 많겠다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베트남스러운 티를 하나 덥썩 구매했다. 그런데 돌아다니다 보니 급 지쳐서 가이드 친구가 아들이 좋아해서 산다는 건망고 가게에 같이 서 있다 내가 베트남 오면 꼭 사고 싶었던 연자육 튀긴 걸 1kg 구매했다. 연자육은 연꽃 씨로 연꽃의 나라 베트남에서는 이렇게 튀겨서 간식처럼 먹기도 하지만 다양한 요리에 활용된다. 베트남에 와서 먹었던 빙수에도 연자육이 꼭 들어가 있는데 빙수에 들어있는 연자육은 식감이 꼭 밤같다. 그러고 나서 벤탄 시장내에 위치한 음료가게에 들러 우리 일행은 베트남 빙수와 망고 주스 등을 사먹었는데 난 드디어 사탕수수 주스를 마셔보았다! 전에 대만에 가서도, 이번에 베트남에 와서도 그간 말로만 들었던 사탕수수 주스를!! 강하지 않고 부드러운 단맛에 상큼함이 더해진 사탕수수 주스는 그야말로 누구나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그 맛이었다~~



 그리고 이번엔 베트남 전통옷인 아오자이를 만들어주는 옷감가게를 찾았다. 일행 중에 베트남 현지에서 아이오자이를 꼭 맞추고 싶어하는 친구가 있어서- 벤탄시장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색감과 패턴 디자인의 옷감을 고르고 치수를 재어 서너 시간 안에 맞춤 아이자이를 만들어주는 가게들이 있다. 그런데 가격은 우리나라 돈으로 4만원 정도면 된다! 그리고 옷감 중에 보면 'made in Korea'가 꽤 있다~ 나도 한 벌 맞추려다가 당장 입을 일도 없고 베트남에 또 올 거니까 라면서 다음으로 미뤘다. 옷까지 맞추고 나서 우린 저녁식사를 위해 드디어 '비건 키친Vegan Kitchen'으로 고고씽~ 친구 둘이 맞춘 아오자이는 내일 아침 우리 숙소로 배달해주기로 했다. 

그런데 말이다! 벤탄 시장 내에서 탐스럽고도 싱싱해보였던 다채로운 과일을 보고도 왜 살 생각을 못했는지... 지금 생각하면 넘나 후회가 된다~~ 그 외에도 쇼핑을 벼뤘던 것에 비해 그 넓은 곳을 다 돌아다니지 못하고 별 득템없이 온 벤탄시장- 어쩜 그래서 다음에 한 번 더 가볼 만한 핑계가 되려나?! 그래, 어차피 호찌민은 꼭 다시 가려고 한 곳이니.


Posted by Ming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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