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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vegan은 지구와 지구 상 모든 존재들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길, 이런 사랑으로 이뤄진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며 만들어가는 데 일상 속에서 또는 특별한 순간에 가치있고 지혜로운 선택을 하기 위해 애쓰는 저의 이야기를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Ming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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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에 온지 이틀 째 되는 날, 나만 양해를 구하고 잠을 더 청한 사이에 다른 친구들은 새벽5시에 부지런히 준비해 연꽃호수를 다녀왔다. 난 꽤 거리가 있는 줄 알았는데 7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에 친구들이 내게 전화를 걸어 깨웠다. 곧 호텔에 도착해서 바로 아침식사하러 가니까 준비해서 내려와 있으라고- 주섬주섬 차비를 해 내려가 친구들과 함께 걸어서 멀지않은 비건 반미 집으로 향했다. 반미( bánh mì))란 바게트 빵을 반으로 가른 후 고유의 식재료로 속을 채워 만든 베트남식 샌드위치를 총칭한다. 베트남이 프랑스 식민 시대를 거치면서 프랑스 식문화의 영향을 받아 생겨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일종의 퓨전요리로 보면 된다고. 


비건 반미 가게 앞 전경

비건 반미

하노이 비건 반미집 간판

비건 반미 만드는 중


하노이의 아침은 꽤나 이국적이면서 상쾌했다. 베트남은 열대지방에 속하는 더운 나라라서 우리나라와 달리 아침 7시 출근-오후 5시 퇴근의 패턴을 가지고 있어 우리가 반미 집을 향할 때는 8시를 향해 가는 시간으로 도로에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꽤 분비다가 조금씩 한산해지는 느낌이었다. 기본적으로 아침 식사를 7시 이전에 해야 하는 베트남 사람들은 주로 아침 식사를 밖에서 먹는다고 한다.  아직은 출근 시간인지 거리 가판대에 삼삼오오 모여 아침식사를 하는 젊은 사람들이 여럿 보였다. 우리가 찾아갔던 비건 반미 집은 독특하게도 무슨 대문 같은 것을 열고 들어가 건물 안쪽 1층에 자리했는데 이제야 문을 여는 분위기였다. 그래도 안심한 건 간판에 영어로 'VEGAN STREET FOOD/ VEGAN BANH MI'라고 까지 적혀 있었기 때문- 


아침메뉴로 선택한 반미는 반 개씩만 먹고 다음엔 길러리 음식으로 판매하는 순두부 팥빙수 같은 걸 사먹었는데 계피 달인 맛까지 더해져 그 맛이 순두부 요리에 대한 나의 고정관념을 깨기에는 역부족이라 조금 먹다가 남길 수 밖에 없었다;; 여튼 점심은 뷔페, 저녁은 고급 채식 전문점에서 엄청나게 먹을 예정이라 아침은 간단하게 먹고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 부근에 있는 큰 호수로 향했다. 


한적한 분위기의 호수 공원을 좀 거닐다가 실외 카페에 앉았다. 가이드 친구 아들이 예전에 여기 왔었는데 여기에 100살 가까이 된 거북이가 산다고- 알아보니 하노이에서 둘러봐야 할 명소 중 한 곳인 '호안끼엠 호수Hồ Hoàn Kiếm'란 곳이었다. 실제로는 142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거북이가 어떤 농부에게 검을 빌려주어 그 농부가 결국 당시 베트남을 지배하던 중국 명나라를 몰아내고 레왕조를 세웠다는 전설이 있는 호수였다. 호수 중앙에 보이는 거북이탑Tháp Rùa은 하노이의 상징이기도 하다고. 호안끼엠 호수 공원의 카페에서는 깜박하고 아메리카노를 시켜 마시긴 했는데 나중에 다시금 상기하게된 것이 베트남이 커피생산국으로 매우 규모가 커서 세계적인 명성이 있긴 하지만 루왁커피 외에도 가공과정에서 젓갈이나 동물성분이 들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하여 우리 일행은 이후로 비건 전문 카페에 가기 전까지는 먹지 않았다. 

비건 채식 주문식 뷔페 낫탐 건물이 있는 골목



식당 들어가는 길

식당 내부(2층)


점심시간이 되어 우린 가이드 친구가 알아둔 베트남 전통식을 먹을 수 있는 비건 뷔페식당으로 향했다. 차를 타고 도착해보니 번화가에 있다기 보다는 구시가지에서도 꽤 들어간 곳에 위치한 '꼼 짜이 낫 탐Cơm chay Nhất Tâm'이란 이름의 식당이다. 정말 특이한 점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뷔페처럼 음식이 이미 차려져 있는 것이 아니라 손님 수만큼 음식 양을 조절해 정해진 메뉴들이 나온다는 것이다. 뷔페라기 보단 코스요리에 가까운- 사알짝 촌스런 분위기의 매장과 가정식 같은 플레이팅이었지만 맛은 정말 기똥찼다! 이렇게 음식을 먹을수록 드는 생각은 베트남은 엄청난 축복을 받은 나라라는 점~ 일단 거의 사시사철 쨍쨍한 햇빛과 열대 기후에서 잘 자라나는 농작물 덕에 다채로운 채소와 곡물, 과일이 풍성한데 생 것 그대로 먹어도 맛있고 어떻게 요리해도 맛있으며 싱싱한 식재료로 건강해지는 느낌이 바로 든다는 점! 베트남에 와서 세 번째 식사이지만 벌써 한국음식 없이도 여기서 계속 살아갈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파인애플 튀김

쌀국수와 국물 세트

모닝글로리 볶음

베트남식 잡채

베트남산 작두콩 볶음

베트남 호박국

베트남 짜조1 

베트남 짜조2

비건 밀햄과 채소들


Posted by Ming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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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언제나 설랜다- 여행이란 일이든 유람이든 익숙한 곳이 아닌 새로운 곳으로 가는 일이기에 한편으론 염려스럽기도 하지만 일상에서 벗어났다는 생각만으로 기분은 들뜬다. 이번 베트남(어울락이라고도 부름) 여행은 일과 유람 모두를 챙겨야 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넘나 갑작스레 떠나버린 여정으로 스스로 가이드를 도맡은 친구에게만 의지하며 다녔더랬다- 친구가 태어난 곳은 베트남이나 십대 때는 폴란드에서 좀 지냈고 이 후 20살 즈음 한국에 왔다가 비자 문제로 눌러않게되어 결국 한국인 국적으로 현재는 살고 있기에 이번 여행에서 가이드가 되는 건 마치 숙명 같았다. 물론 그럼에도 너무나 오랜동안 떨어져 지낸 고향이라 여행 전 갖가지 정보를 찾아봐야 했다고-

베트남 에어라인의 비건 채식 기내식


6월 중순이 지난 어느 날, 초등생 1명과 여자 어른 4명은 베트남으로 가는 아침 비행기에 몸을 싣었다. 여행을 떠나기전 알고 있는 베트남어로 지난 2월 해외에서 만난 베트남 사람에게 급 물어보게 되어 알게 된 '안녕하세요-씬 짜오'와 '감사합니다-깜 응' 두 표현이 다일 정도로 베트남어는 감히 내가 배워볼 엄두를 못내어 베트남으로 여행갈 엄두고 못 내고 있었다. 이번 여행의 가이드인 친구를 안 지가 바로 한국에 들어와 얼마 되지 않은 시점부터이니 강산이 변하는 시간만큼이나 알고 지냈기에 옆에서 어쩌다 듣게 되는 친구의 베트남어를 들으며 늘 난 "3억을 준 대도 못 배울 거 같아"라고 감히 배울 생각을 못한 터였다.  그럼에도 제작년부터인가 아주 중요한 계기로 인해 베트남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우리가 오른 베트남 에어라인 비행기는 처음 타보는데 베트남에 가니 당연히 이 비행기를 타는 거려니 생각했는데 한국에서도 그닥 노선이 자주 있는 항공사는 아니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다. 점심 기내식이 나오기 전 땅콩과 완두콩이 들어 있는 간식거리가 나왔는데 성분을 확인해 보니 비건인데다 여타 해외 항공사 비행기에서도 보기 드문 USB 충전코드까지 좌석별로 갖춰져 있어 첫 비행에 대한 인상이 참 좋았다. 


인천공항에서는 대략 4시간 좀 더 걸리는 하노이 공항에 도착해 모든 수속을 밟고 나와 숙소로 가는 택시를 잡았다. 공항을 나와 처음 맞닥드린 베트남 하노이의 날씨는 살짝 후덥지근했지만 불편한 정도는 아니었다. 하노이 시에 들어서자 드디어 베트남 다운 건물들이 즐비해있었다. 친구 말로는 우리가 묵을 숙소가 구시가지에 있다고 했는데 그래서인지 가는 동안 길 가에 늘어선 건물들은 좀 낡아 있었다. 대로변 방향에서 봤을 때 대부분의 건물들은 방 한 칸 크기로 공간을 더 확보하기 위해서는 옆 면과 높이를 최대한 활용한 모습이 독특했다. 


우리가 도착한 숙소는 구시가지 내 좁은 골목에 위치한 마담 문 트래블(Madame Moon Travel)이란 곳으로 여행사를 겸하고 있는 듯했다. 주변에 위치한 건물들 대부분이 이와 같은 숙박시설 같았다. 3층 방과 4층 방을 배정 받아 올라가려니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순간 당황하는데 안내 직원이 우리 짐을 다른 남자 직원이 올려다 줄거라고- 내심 기뻐하며 나선형 계단을 올라가는데 한 층에 방 한 칸이 전부다. 내부를 보니 기대했던 거 보다 워낙 깔끔하고 손님을 맞는 특별한 데코까지 신경 쓴 세심함에 얼굴에 절로 미소가 번졌다. 

하노이 숙소 입구

하노이 숙소 룸

하노이 숙소 룸

하노이 숙소 창 밖 전경


가이드 친구가 친절하게도 이미 한국에서 바꿔온 달러를 베트남 돈으로 환전하러 간다며 일행이 필요로 하는 돈을 함께 바꿔오기로 한다. 짐을 푼 우리는 이른 저녁을 먹으러 나가기로 하고 해피 카우로 근처 비건 채식 식당을 검색했다. 어쩜어쩜 비건 옵션까지 합하면 갈 곳이 무지기수다~~ 결국 우린 걸어서 갈만한 거리의 식당으로 결정하고 함께 향했다. 가는 길에 펼쳐지는 하노이의 민낯을 보는 듯한 구시가지의 모습은 흥미로웠다. 그리고 우리 중에 운전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둘이나 있음에도 렌트카를 신청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던 가이드 친구의 말을 적나라하게 경험하기도 했다. 베트남에는 워낙 오토바이가 많은 데다 신호를 잘 지키진 않기에 현지 운전자가 아니면 운전하는 게 무척이나 어렵다고 했던- 괜히 운전부심으로 외국인이 운전했다가는 어떤 낭패를 볼지 알 수 없는 일이라는 말을 조금씩 실감하고 있었다.

하노이에서 베트남 첫 끼를 먹었던 비건 식당, '민차이Minh Chay'

마침내 찾아낸 비건 채식 식당은 다른 곳으로 옮겼다고 친절하게 알림 천막을 해두어 어렵지 않게 찾아갔는데 사장님 말씀이 이전 장소보다 확장해 옮긴 거라고 했다. 마치 동굴로 들어가는 듯한 인테리어는 바깥의 찌는 날씨를 식혀주는 느낌이 들었다. 나까지 포함해 총 5명인 우린 메뉴판을 보고 탄성을 질렀다. 아, 우린 모두 비건 채식인이다- 메뉴판의 고급스러움에 식사와 디저트, 음료 종류까지 우리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비건 메뉴가 다양하게 많은 것에 감탄이 절로 나온 것이다. 게다가 착한 가격까지!! 우린 대부분 비건 기내식을 시키고도 이상 기류 때문에 비행기가 너무 흔들려서 속이 미슥거리는 바람에 제대로 못먹어서 무척이나 배가 고팠던 나머지 먹는 내내 한참동안이나 말이 없었다. 

처음으로 코코넛워터가 맛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어 준_베트남 코코넛 워터


토마토가 들어간 베트남 쌀국수(옆엔 고수)


그린 바나나와 템페를 푹 삶아 쌀국수에 곁들여 먹는 요리


베트남 콩고기로 프랑크 소시지맛_정말 잘 만들었다!

Posted by Ming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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